EU가 '브렉시트 한 번 더 미뤄야겠다'는 영국의 호소에 찬물을 끼얹었다

유럽연합은 4월12일이 "최종 데드라인"이라는 입장이다.

2019-04-04     허완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이 브렉시트 관련 토론에 앞서 유럽의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벨기에, 브뤼셀. 2019년 4월3일. ⓒEMMANUEL DUNAND via Getty Images

“4월12일이 최종 날짜다.”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EU 탈퇴 일정을 조금 더 미뤄달라는 영국의 요청을 일축하면서 꺼낸 말이다. 영국은 곧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EU와 체결한 브렉시트 합의안을 12일 전까지 통과시키거나, 브렉시트를 최소 1년 더 뒤로 미루거나.

말했다.

영국 총리의 요청을 반영해 애초 3월29일이었던 브렉시트 날짜를 4월12일로 연기하는 데 동의한 바 있다. 

양측의 합의에 따르면, 영국 하원이 탈퇴 합의(Withdrawal Agreement)를 통과시키는 경우에는 5월22일이 브렉시트 날짜가 된다.

no deal) 무작정 EU를 떠나게 된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운데)가 하원에서 진행된 브렉시트 관련 토의를 각료들과 함께 지켜보고 있다. 영국, 런던. 2019년 4월3일. ⓒAssociated Press

 

융커 위원장은 ”나는 4월12일 자정 노딜 브렉시트가 지금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건 내가 원하는 결과가 아니다. 하지만 나는 EU가 이 결과에 대비하도록 해뒀다.”

그는 ”우리는 2017년 12월부터 (노딜 브렉시트에) 대비해왔다”며 ”영국 하원이 탈퇴 합의를 승인하는 최종 데드라인은 4월12일”이라고 강조했다. 

야당과 타협점을 찾아보겠다며 이를 위해서는 브렉시트를 한 번 더 짧게 연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영국이 아직 브렉시트 연기를 정식으로 요청한 건 아니다. 브렉시트가 연기되려면 나머지 EU 회원국들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하다.

메이 총리는 아무리 늦어져도 5월23일 전에는 EU를 탈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날짜를 넘어가면 영국은 23일부터 실시되는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해야 한다. 곧 떠난다고는 해도 공식적으로는 EU 회원국이기 때문이다.

가디언은 전했다. 영국 총리실은 유럽의회 선거 참여라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의회로 향하기 위해 총리실을 나서는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2019년 4월3일. ⓒHenry Nicholls / Reuters

 

통과시켰다. 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온건파 여야 의원들이 힘을 합친 결과다.

비슷한 내용의 결의안에는 법적 구속력이 없었다.

영국에서는 정부 내각이 하원 의사일정과 의제를 주도하는 게 전통이다. 이번에 통과된 법안은 의회가 정부를 통제하도록 했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이다. 정부는 나쁜 선례를 남기게 된다는 이유로 이 법안에 반대했다. 

레트윈 의원은 정부가 노딜 브렉시트를 피하려 할 것이라고 믿는다면서도 이를 법적 의무로 규정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쿠퍼 의원은 브렉시트를 얼마나 연기해야 할 것인지는 일부러 따로 명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계획을 제시하는 건 총리가 해야 할 일이다.”

'브렉시트 : 더 가난해지려고 투표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 영국, 런던. 2019년 4월3일. ⓒTOLGA AKMEN via Getty Images

 

의향투표(indicative vote)를 실시하도록 하는 의사일정 방안은 한 표차로 부결됐다. 찬성과 반대가 각각 310표로 동률을 이루자 존 버커우 하원의장이 ”전례에 따라” 반대표를 행사했기 때문이다.

″전례에 따라, 또한 중요한 결정이 과반으로 내려져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나는 내 표를 반대에 행사하겠다.” 

앞서 하원은 두 차례에 걸친 의향투표에서 여러 옵션을 표결에 부쳤지만 단 한 가지에 대해서도 다수의 합의를 이루는 데 실패했다. 

밝혔다.  

트위터에 적었다.

″예상대로 총리의 입장이 크게 변한 건 없었지만, 우리는 내일 추가 논의를 할 것이다.” 

 

허완 에디터 : wan.heo@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