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생리 중이란 걸 숨기는 여성들의 끔찍하고 슬픈 이야기들

"남자 상사들은 내가 아픈 척 한다고 생각한다"

2019-03-15     이원열

‘생리 혁명’으로 가는 길은 패드와 탐폰으로 뒤덮여 있다.

직장을 다니면서 생리를 겪는 여성들은 정말 많다. 그들의 생리 기간은 시행착오와 고난으로 점철되어 있다.

탐폰을 소매에 숨기고 화장실에 가거나, 비상시에 임시방편으로 휴지를 뭉쳐서 쓰거나, 공감이라곤 눈꼽만치도 없는 직장에서 생리통으로 나홀로 고통 받아야 했던 여성들의 경험담이 넘쳐난다.

2019년에는 직장에서 생리를 겪는 것이 어떤 일인지를 솔직하게 이야기하자. 허프포스트는 여러 여성들의 경험담 수십 건을 들었다.

ⓒISABELLA CARAPELLA

 

직장에서 겪는 생리에 관련된 정신적(그리고 육체적) 고통

 

젠(42)은 “전형적인 구식 은행”에서 일한다.

“남성이 많고, 대부분 나이도 많다. 다들 양복을 입고 일한다.” 젠은 동료들이 알아보지 못하도록 성은 밝히지 않았다.

“남성들이 가득한 회의실에 앉아서 생리통, 두통, 요통, 갑자기 나오는 생리혈에 대처해야 한다. 집의 소파에 앉아 있다 해도 생리는 쉬운 일이 아니다. 스타킹과 10cm 하이힐 차림으로 회의실에 앉아 있을 때라면? 지옥이 따로 없다.”

젠은 회사에서 생리를 편하게 해주려는 노력은 ‘전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성 화장실에 패드나 탐폰 자판기조차 없다. 내가 생리 주기에 대해 터놓고 말하는 걸 남성들이 듣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건 이해한다. 하지만 패드를 갈 때가 되고 피가 내 옷에 배려 할 때 편하게 회의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세상을 꿈꿀 수는 있지 않나. 생리통이 심해서 하루를 쉬고 싶다 해도 내가 약해 보이지 않는 걸 꿈꿀 수는 있다.”

젠과 같은 이유로 성을 밝히지 않은 모니카(48)는 자신이 일하는 기업의 본사에 중요한 면접을 보러 갔을 때 아주 불운한 경험을 겪었다고 말한다.

“나는 범죄 현장 같은 모습이었다. 최대한 잘 닦고 피가 바닥에 떨어지지 않게 하려 했다. 탐폰을 넣었는데 피범벅이었고 미끄러웠다. 탐폰을 떨어뜨렸다. 탐폰은 옆 칸 여성의 신발 옆까지 굴러갔다. 나는 최대한 빨리 집으려 했지만 굴욕스러웠다. 열심히 사과하는 게 고작이었다.”

뉴욕에서 미디어에 종사하는 D.(38)는 프라이버시 문제로 실명 공개를 꺼렸다. D.는 자궁 내막증 때문에 직장에서의 생리가 더욱 고통스럽다고 말한다. 생리 기간 중에는 특히 통증이 심하다(자궁 내막증의 여러 증상 중 하나다).

“직장과 학교에서 내가 겪었던 눈초리, 어이없다는 반응, 믿기 힘들다는 반응, 노골적 수치는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냥 생리통이니 견뎌.’부터 ‘으, 너 또 생리해?’까지 온갖 반응을 접했다. 정말 고통스럽고 트라우마가 되는 경험이었다.”

자궁 내막증 때문에 휴가를 쓴 것이 자신의 직업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도 든다고 했다. 또한 사람들이 자기를 보며 아픈 척한다고 생각할까봐 걱정하기도 했다.

“이게 실제로 내가 앓는 병이고 매달 일어난다는 걸 설명하려면 감정적, 육체적, 정신적으로 지친다.”

직장 생활 중 생리를 하면 부끄러움과 불편함 외에도 여러 가지를 겪게 된다.

2016년에 알리샤 콜먼은 조지아주 포트 베닝에서 911 전화를 받는 일을 하던 중 예상치 못한 심한 생리를 겪었다. 의자에 두 번 피를 흘렸고 그로 인해 해고 당했다고 주장한다. 지역 법원에서 콜먼의 소송을 기각하자 미국 시민자유연맹(ACLU)이 개입했고, 결국 합의에 이르렀다.

ACLU는 허프포스트에 이 사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 없다고 말했으나, 웹사이트에서는 콜먼이 “불법적인 직장 내 차별”을 경험했다고 밝히고 있다.

비용처리 항목들을 보고 있다…

탐폰/패드가 포함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사람?

콘돔과 비아그라는 되는데...

“정기적 생리 주기는 신체의 정상적이고 건강한 기능을 의미하기 때문에, 국세청은 위생용품을 ‘치료’로 보지 않는다.” 2018년 7월 미국 정부 홈페이지에 올라온 내용이다.

“개소리야!”라고 외치고 싶은 사람은 당신만이 아니다.

민주당 소속 뉴욕주 그레이스 멩 하원의원은 몇 년 째 생리 관련 불평등에 맞서 싸우고 있으며, 현재 패드와 탐폰 비용 처리를 추진하고 있다. 멩은 허프포스트에 이것은 ‘쉬운 결정’이라고 말한다.

작년에 멩이 제안한 법안이 하원을 통과했으나 상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멩은 보다 광범위한 법안을 곧 다시 제안하려 한다.

“여성의 건강과 웰빙에 아주 중요한 필수적인 물건들이다. 반창고와 목발이 적용된다면, 생리 위생 용품에도 적용되어야 마땅하다.” 멩의 말이다.

 

*허프포스트 미국판의 Women Share Harrowing And Heartbreaking Stories About Hiding Their Periods At Work를 번역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