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우리에게 '수퍼 리치'의 존재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이 나오는 이유

2018년, 이 억만장자들은 매일 2조원 이상을 벌었다.

2019-02-03     박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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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부자들이 지금 미국에서 정치적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미국의 유명 정치인 두 명이 최근 부유층 증세를 주장하고 나선 후부터다.

최근 2020 대선 출마를 선언한 엘리자베스 워렌 상원의원(민주당)은 5천만 달러 이상의 자산 보유자에게 2%의 세금을, 10억 달러 이상의 자산 보유자에게 3%의 세금을 부과하자고 제안했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민주당)은 연소득이 1천만 달러 이상인 사람들에게는 한계 세율을 높이길 원한다고 말했다.

제안했다.)

진보 성향 정치인들의 부유세 정책 제안이 널리 알려지면서, 미국 사회에서는 불평등과 자산에 대한 논의가 전보다 더 크게 이뤄지고 있다.

엘리자베스 워렌 ⓒASSOCIATED PRESS

강경 진보파와 좌파 성향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는 늘 있어왔던 이야기지만, 내년에 대선을 치를 미국에서는 ‘슈퍼 리치’가 정당한 몫을 내야 한다는 생각이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좌파 성향의 루즈벨트 협회의 연구 디렉터 마샬 스타인바움은 여러 해 전부터 부자들에겐 더 높은 세율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우리에겐 억만장자가 필요없다. 억만장자가 없었던 과거에 경제가 더 좋았다.”

스타인바움은 부유층으로부터 세금을 더 받아내면 다른 모든 이들을 위한 돈이 많아진다고 본다. 경제가 케이크라면, 지금 상황은 극소수의 억만장자들이 케이크 하나를 거의 다 차지하고, 다른 모든 이들이 한쪽을 나눠먹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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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부유한 ‘수퍼 리치’들에게 세금을 더 많이 물리면, 그들로선 모든 걸 차지하려 들 유인이 줄어든다. 그들이 추가로 수백만 달러를 벌어봐야 세금으로 나가게 된다는 걸 안다면 모두의 급여를 억압하려는 그들의 투쟁이 약해질 거라는 이론이다. 연봉이 높은 CEO는 자신의 급여를 늘리기 위해 노동자들의 급여를 낮게 유지할 유인이 적어진다.

과거에는 억만장자가 드물었다. 억만장자가 물가상승률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미국이 세율을 낮추어왔기 때문이다.

지난 주에 반빈곤 비영리단체 옥스팜이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2008년 이후 전세계 억만장자의 수는 두 배로 늘었다. 2018년, 이 억만장자들은 매일 무려 25억 달러(한화 약 2조8천억원)를 벌어들였다.

포브스가 미국 최대 부자 400명 명단을 처음으로 발표한 1982년에는 억만장자가 십여 명이었다. 당시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은 85세의 선박왕이었다. 당시 그의 자산은 20억 달러로 추정되었다. 현재 가치로는 52억 달러다.

현재 포브스의 400명 명단은 전부 억만장자로만 이루어져 있다. 가장 부유한 사람은 아마존 설립자 제프 베조스로, 그의 재산은 1600억 달러(한화 약 190조원)가 넘는다.

 

*허프포스트 미국판의 Should Billionaires Even Exist?를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