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철도 착공식 기념 승차권에 적힌 서울역~개성 판문역 왕복요금

안 비싸다.

2018-12-26     강병진
26일 북한 개성 판문역에서 진행된 철도·도로 연결·현대화 착공식 참석자들은 ‘서울↔판문’이라고 이동 구간이 명시된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 기념 승차권’을 받았다. 여권 크기의 접이식 승차권 안쪽 면엔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를 위한 이 역사적인 순간에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한겨레/사진공동취재단

“함께 여는 평화, 번영”이라 적힌 펼침막을 내건 새마을호 열차가 26일 아침 6시48분 서울역 11번 플랫폼을 떠났다. 목적지는 북한 개성 판문역.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의 남쪽 참석자 100여명을 태운 열차다. 8시34분께 군사분계선(MDL)을 넘었다.

착공식 참석자들은 ‘서울↔판문’이라고 이동 구간이 명시된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 기념 승차권’을 받았다. 여권 크기의 접이식 승차권 안쪽 면엔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를 위한 이 역사적인 순간에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왕복 ‘운임’은 1만4천원.

열차는 객차 6량과 기관차 2량, 발전차 1량 등 모두 9량으로 편성됐다. 개성이 고향인 이산가족 김금옥(86) 할머니도 열차에 올랐다. “개성 덕암동이 고향이에요. 우리말로는 덕바우라 그랬어요. 시내에서 좀 떨어졌죠, 과수원을 했으니까. 나고 자라서 학교 다니던 고향 땅에 간다는 거는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 희열이랄까 그 기쁨이랄까 몰라요.” 김 할머니의 눈길이 아스라하다.

ⓒ뉴스1

남북 철도·도로 협력 사업의 실질적 첫발인 이날 착공식과 관련해 참석자들은 남다른 감회를 밝혔다. 2000년 첫 남북정상회담 때 통일부 장관을 지낸 박재규 경남대 총장은 “신의주까지 연결돼서 중간에 멈추지 말고 쭉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2007년 5월 경의·동해선 철도 연결구간 시범운행 행사 때 통일부 장관을 지낸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11년 전보다 진일보한 것”이라며 “이런 움직임이 남북, 북-미 정상회담으로 갈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착공식 주무장관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착공식 이후) 실제로 공사하기 전까지 할 게 굉장히 많다”며 “일단 공동조사, 실태조사를 더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설계만 해도 1~2년이 걸린다”며 “돈이 많이 드는 것이 아니니 (실제 공사에 나설) 상황이 될 때까지 설계 등을 열심히 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착공식은 오전 10시부터 개성 판문역에서 북쪽 취주악단의 개식 공연, 김현미 장관 등 남북 대표의 착공사에 이어 침목 서명식, 궤도 체결식, 도로표지판 제막식, 북쪽 취주악단의 폐식 공연 순으로 진행된다.

착공식 행사에는 남쪽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주승용 국회부의장,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정세현·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 황인성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김연철 통일연구원장 등이 참석했다. 북쪽에선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과 민족경제협력위원회의 방강수 위원장과 박명철 부위원장, 박호영 국토환경보호성 부상, 최병렬 개성시 인민위원회 위원장 등이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