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에게 친화적인 ‘도시’란 어떤 모습일까요
사회 운동의 지리적 불균형 : 한국의 지방퀴어문화축제 사례를 바탕으로”라는 제목의 연구가 발표된 적이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홍예륜씨가 진행한 이 연구는 그동안 한국에서 ‘서울’이라는 공간의 불균등한 사회경제적 지배력이 성소수자 운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한국에서 진행된 퀴어문화축제를 통해 밝히고자 했음을 초록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위 연구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서울이라는 공간은,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살아가는 성소수자에게는 그나마 가장 안전한 도시였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굳이 퀴어축제를 떠올리지 않더라도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지역 단위의 성소수자 운동과 단체는 사실상 대도시 서울을 중심으로 진행되어왔기 때문이죠.
한편, 오늘의 글에서는 앞에서 잠시 이야기 한 지방과 서울의 격차에 대한 논의보다는 그래서 ‘앞으로 서울이라는 도시는 어떻게 나아야 하는가’에 관한 질문을 던져보고자 합니다.
최근, 도시경제학 및 도시사회학 분야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이슈가 있습니다. 바로 도시공간 내 사회경제적 계층에 따른 공간적 분리(segregation)와 불평등(inequality)이라는 이슈입니다.
하버드의 경제학자 존 케인이 ‘공간적 불일치(spatial mismatch)’라는 개념을 처음 사용하면서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으며, 2000년대 이후 지가, 고용, 소득, 인종 등과 같은 다양한 변수들과의 관련성이 검토되면서 보다 정교한 이론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공간적 불일치 이론이란 한정된 자원(특히 일자리)에 대한 수요와 공급의 ‘공간적인 불일치’ 정도가 사회적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을 광범위하게 논의하고자 하는 이론입니다. 조금 더 쉽게 표현하자면, 우리가 살고 있는 ‘주거의 장소’와 우리가 일하고 있는 ‘직업의 장소’가 접근하기 쉬우면 쉬워질수록 불평등의 정도가 적어지고, 어려워지면 어려워질수록 불평등의 정도가 커질 수 있음을 논의하고자 하는 이론이라고 할 수 있죠.
그렇다면 성소수자에게 친화적인 ‘도시’란 어떤 모습일지를 논의하는 이 글에서는 왜 공간적 불일치라는 이론을 이야기하고 있을까요?
바로, 우리 중 절대 다수 또한 이러한 ‘일자리’를 구하고자 하는 도시에서 ‘거주’하는 시민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거주’와 ‘일자리’에서 발생하는 차별은 LGBT가 겪는 차별의 가장 핵심적인 이슈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1)(2)는 밝히고 있죠.
(‘게이는 특별해’ 혹은 ‘게이는 능력있어’와 같은 이야기들), 미국의 게이 남성은 이성애자 남성보다 훨씬 적은 돈을 벌고 있죠. 미국의 인구 통계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거의 대부분의 주에서 동성애 커플은 이성애 커플보다 적은 수입을 지니고 있으며, 트랜스젠더의 경우에는 대부분이 실직 상태이거나 미국 평균보다 훨씬 낮은 수입으로 살아가고 있음이 밝혀졌습니다.
1)(2)들은 바로 이것이야말로 '동성애 풍요의 신화'일 뿐이라며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었죠.
주거지 개발 및 기획에서 개인의 성정체성에 따른 동등한 접근 권한”이라는 연방 규칙을 발표했습니다. 이 규칙은 HUD의 자금을 지원받는 건물 및 서비스 제공자에게 성적 지향, 성 정체성 또는 결혼 여부와 상관없는 동등한 접근을 허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었습니다.
다시, 서울이라는 도시를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서울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은 직업이 비정규적일수록, 임금이 낮을수록, 아웃팅 우려와 같은 이유로 불안정할수록 우리는 '직장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그리고 '직장에 접근성이 좋은 주거지를 선택하는데 있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어려움은 내가 살아가고 있는 주거 환경과도 직결되고 있죠.
그렇다면, 지금 잠깐이라도 내가 살아가고 있는 집 내부를 그리고 집 주변을 한 번 둘러보면 어떨까요. 과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서울이라는 도시는 성소수자에게 친화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만약 그렇지 않다면, 우린 어떻게 성소수자에게 더욱 친화적인 서울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까요?
글 : 제니 (친구사이 소식지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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