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판 '베첼러'의 그녀들은 결국 커플이 됐다
장미전달식에서 남성이 아닌 다른 여성참가자에게 고백한 여성이 있었다.
지난 9월, 미국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베첼러‘의 베트남판에서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잘생긴 고학력, 고수입 남성이 25명의 여성 가운데 한 명을 선택할 때까지 전개되는 이 프로그램에서는 매회 ‘장미 전달식’을 통해 떠나는 자와 남는 자가 가려진다. 그런데 지난 9월에 방영된 에피소드에서는 한 여성 참가자가 다른 여성 참가자에게 사랑을 고백한 것이다.
고백한 참가자의 이름은 민 투, 고백을 받은 사람은 트룩 누다. 이미 베첼러에게 장미를 받았던 트룩 누는 민 투의 고백을 받은 후 다시 장미꽃을 돌려주었다.
하지만 당시 미방영분 클립에서 트룩 누는 다시 프로그램에 남기로 결정했다. 마음을 고백한 민 투는 그렇게 쓸쓸이 프로그램을 떠났다.
그런데 지난 10월 14일, 새로운 반전이 전해졌다.
아시아인과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NextShark’는 베트남판 ‘베첼러’의 프로듀서인 안 트란과의 인터뷰를 전했다. 이 인터뷰에서 안 트란은 두 여성의 새로운 결말을 전했다. 지금 그녀들은 함께 하면서 사랑하는 중이란 소식이었다.
″프로그램에서 떠난 이후로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두 사람이 사랑을 찾게 될 것이라는 우리의 약속을 이행했습니다.”
사랑을 찾는 사람들이 출연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참가자들이 정말 사랑을 찾았으니, 프로그램의 취지에는 맞는 셈이다. 단 사랑을 찾은 사람이 주인공 남성이 아닐 뿐이다.
베트남판 ‘베첼러’의 또 다른 프로듀서인 안 투 응우옌은 이들의 새로운 사연에 대한 소감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베트남계 미국인이자 동성애자로서, 그리고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두 사람의 사랑을 처음 목격한 사람으로서, 이들은 사랑은 어디까지나 사랑이라는 걸 감동적이고 강렬하게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상황에서 두 여성이 이런 결정을 했다는 점에는 경외심이 느껴집니다. 특히 가족을 다른 것보다 더 우선시하는 베트남 문화의 맥락에서 볼 때 더 놀랍습니다. 우리의 영상클립이 전 세계적인 화제가 되고, 베트남 내 성소수자의 문제를 전 세계적인 규모로 논의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아래는 방송에서 고백을 받았던 트룩 누가 이제 연인이 된 민투와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한 페이스북 포스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