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학자 맥린 교수가 미군 시절 찍은 한국전쟁 당시 서울의 모습(인터뷰, 화보)

2015-06-24     박수진

미국 버지니아텍에서 세계적 지질학자로 이름을 남긴 듀이 맥린(Dewey McLean, 84) 박사. 그는 한국전쟁 기간인 1952년부터 1953년까지 미8군 제3철도수송단에서 상병으로 근무하며 250장의 컬러사진을 남겨 최근 다시 주목을 받았다. 그의 사진에는 폐허가 된 시내 배경으로 남산자락을 걷는 봇짐장수부터 푸른 한강, 지금은 사라진 조선신궁 등 다양한 서울의 모습이 담겨있다.

맥린 박사는 "조선신궁에는 자주 올라갔었다. 서울의 이국적이고 절묘하게 아름다운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쟁통에도 잔해 하나 없이 푸른 한강의 사진과 관련해선 "가끔은 사람의 뼈나 해골 더미가 흘러가는 것을 보기도 했지만 한강은 참 아름다운 곳이어서 자주 건너다녔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쟁이 끝난 후 스탠퍼드대학에서 지질학과 생물학을 전공해 박사 학위를 얻고 교수가 됐으며 백악기 후반의 거대한 화산폭발이 공룡멸종의 시작이라는 학설 등을 제기해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맥린 박사는 다시 한번 한국을 찾고 싶고, 한국전쟁 중 찍은 사진들로 책도 내고 싶다고 밝혔다. 맥린 박사는 "세 차례에 걸친 뇌 수술로 신경병을 앓았는데 한 달 전 치료를 끝내고 회복하고 있다"며 "쓰고 있는 책들이 있어 그것부터 끝내야겠지만 사진집도 내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