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무사 문건에 따르면, 박근혜의 눈물도 기무사 작품이었다

당시 대통령의 이미지 제고를 위한 방안도 기무사가 제안했다.

2018-07-12     강병진
ⓒ뉴스1

7월 11일 KBS는 기무사가 2014년 6월 당시 선체 인양에 대한 반대 여론을 조성하고, 희생자들을 수장시키는 방안을 청와대에 제안했음을 보여주는 문건을 단독보도했다. 이 문건에 따르면, 기무사는 “인양 반대 여론을 키우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 ‘실종자 가족들에게 인양이 불필요하다는 공감대 확산’ ‘전문가 인터뷰와 기고 통해 인양의 비현실성 홍보’ 등을 거론”했다.

같은 날 KBS 뉴스는 기무사가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을 막기 위해 “감성적인 모습을 통해 이미지를 제고해야 한다”는 내용의 문건도 작성했다고 보도했다. 이 문건의 제목은 ‘‘PI 제고 방안 제언’이다. PI란 President Identity의 약자다.

이에 따르면 기무사가 제안한 방법은 크게 3가지다.

2. 대국민 담화에서 희생자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할 것.
3. 자필로 쓴 위로편지와 페이스북으로 소통을 강화할 것.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그날은 2014년 5월 19일이었다. 기무사의 문건이 보고된 지 5일 후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해경을 해체하겠다”고 한 그날이다.

ⓒ뉴스1/청와대 제공

당시 연설 내용을 보면 기무사가 제안한 대로 박 전 대통령은 희생자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했다.

“이번 세월호 사고에서 한 명의 생명이라도 구하기 위해 생업을 제쳐놓고 달려오신 어업인들과 민간 잠수사들, 각계의 자발적인 기부와 현장을 찾아주신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계셨습니다.

어린동생에게 구명조끼를 입혀 탈출시키고 실종된 고 권혁규군, 구명조끼를 친구에게 벗어주고 또 다른 친구를 구하기 위해 물속으로 뛰어들어 사망한 고 정차웅군, 세월호의 침몰 사실을 가장 먼저 119에 신고하고도 정작 본인은 돌아오지 못한 고 최덕하군. 그리고 제자들을 위해 최후의 순간까지 최선을 다한 고 남윤철, 최혜정 선생님. 마지막까지 승객들의 탈출을 돕다 생을 마감한 고 박지영, 김기웅, 정현선 님과 양대홍 사무장님, 민간 잠수사 고 이광욱 님의 모습에서 대한민국의 희망을 봅니다.”

그리고 이때 이름을 호명하는 과정에서 눈물을 흘렸다. 기무사가 제안한 문건 그대로 대국민 담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여기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