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조씨 일가 세번째로 아버지 조양호의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앞서 딸과 부인은 구속 위기를 넘겨 '유전무죄' 논란이 일었다.

2018-07-02     손원제
ⓒ뉴스1

검찰이 횡령·배임·사기 등의 혐의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상속세 포탈 혐의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일단 영장에는 기재하지 않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조 회장의 각종 불법행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김종오 부장검사)는 2일 조 회장에게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혐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배임, 사기 혐의와 약사법 위반,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등이다.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는 지난달 28일 조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15시간 넘게 조사한 지 나흘 만이다.

뉴스1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4월30일 서울지방국세청이 조 회장을 조세포탈 혐의로 고발한 이후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조 회장 형제들이 창업주 고 조중훈 전 회장의 해외보유 자산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상속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들이 납부하지 않은 상속세는 5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 회장이 해외금융계좌에 보유한 잔고 합계가 10억 원을 넘는데도 과세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했으나, 상속세 포탈 부분은 더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영장 범죄사실에 담지 않았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조 회장은 또 부동산 일감 몰아주기로 인한 횡령 혐의와 대한항공 기내 면세품을 납품하는 과정에서 조 회장의 자녀들이 ‘통행세‘를 받는 방법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배임 혐의도 받고 있다. 조 회장은 2000년부터 인천 중구 인하대 병원 근처에 약사와 함께 ‘사무장 약국’을 열어 운영하고 수십억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 또한 받고 있다.

올해 조씨 일가 세번째로 구속 위기에 몰린 조 회장의 영장실질심사 결과에 벌써부터 관심이 쏠린다. 앞서 둘째 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는 경찰이 ‘물벼락 갑질‘로 구속영장을 신청됐지만, 검찰 단계에서 기각됐다. 부인 이명희씨는 ‘폭언·폭행’ 등 혐의로 두 차례나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법원이 모두 기각하면서 ‘유전무죄’ 논란이 다시 불거진 바 있다.

딸과 부인이 ‘개인 갑질’ 혐의로 수사를 받았던 것과 달리 조 회장은 횡령, 탈세 등 재산·기업 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개인 갑질’형 범죄는 거액을 동원한 합의 등이 구속 결정 때 정상참작 요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재산·기업형 범죄는 다른 기준이 적용되기 때문에 검찰이 적극적으로 관련 혐의를 입증할 경우 결과 또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조 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서울남부지법에서 이달 4∼5일께 열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