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러 미혼모' 아츠코 씨 '일부러 가족'을 만들다

모두가 키운다

2018-06-18     박세회
ⓒNONOKA SASAKI

한국에서는 잘 쓰이지 않지만, 일본에서는 능동적으로 임신하고 비혼을 택한 사람을 ‘선택적 미혼모’로 분류한다. 어쩌다 임신했으나 결혼을 택하지 않은 경우를 포함하는 ‘자발적 미혼모’와는 그 개념이 조금 다르다.

프리랜서 작가 사사키 노노카 씨가 만난 하지하타 아츠코(櫨畑敦子) 씨는 이 분류법에 따르면 ‘선택적 미혼모’에 들어간다. 아츠코 씨는 ”임신하고 싶으니 협조해 달라”고 말하고 아이를 가진 케이스다.

그녀의 임신은 선언적 행동의 결과물이 아니다. 17살 때 ‘다낭성 난소 증후군’ 진단을 받고 임신이나 출산을 포기했던 아츠코 씨는 ”아이와 함께라면 신이 난다”라는 생각으로 27살부터 보육교사로 일했다. 그러나 아이를 향한 마음은 채워지지 않았다.

사사키 노노카와의 인터뷰 中/허프포스트 JP 

ⓒSATOKO MOCHIZUKI

연애와 결혼으로 이어지는 일반적인 가족 구성의 방법을 따르고 싶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의 진단을 한켠으로 제쳐두고 ‘일단 해보자’는 마음이 들엇을 무렵 함께 했던 연인은 알코올 중독이었다. 

사사키 노노카와의 인터뷰 中/허프포스트 JP 

임신하고 싶으니 협조해줘!

물론 놀란 사람도 있고, ”부모와 얘기 좀 해보겠다”고 심각한 반응을 내놓은 사람도 있었다. 10명에게 어프로치 했는데, 최종적으론 첫눈에 마음에 든 상대에게 반강제로 청해 도움을 받았다.

ⓒNONOKA SASAKI

일본에서도 미혼모라고 하면 ”아이에게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그러나 그녀가 낳은 아이는 온 마을 혹은 하나의 작은 사회가 키우고 있다. 평일 9시부터 17시까지 아이를 보육원에 맡기고 거의 풀타임으로 일을 한다. 기본적으로는 ‘혼자 키운다’고 말하지만, 지인들이 ‘아이 기르는데 뭔가 해주고 싶다’며 나서고 있다. 인연으로 이어진 육아 공동체.

″모두가 함께 키운다”는 사회적 관점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아츠코 씨는 ”전혀 새로울 것도 뭣도 아니고 시대에 역행하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6년이 걸려서 겨우 완성한 공동 육아의 형태”를 ”나 자신의 방식에 맞게 커스텀할 수밖에 없었다”고 발한다. 그런 이유로 그는 ‘선택적 이혼모’라는 사회적 분류를 좋아하지 않는다. 

사사키 노노카와의 인터뷰 中/허프포스트 JP  

ⓒSATOKO MOCHIZUKI

* 이 기사는 허프포스트 일본어 판에 실린 ‘産みたい。でも結婚はしない。彼女が「非婚出産」した理由’를 편집해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