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보다 50대가 괜찮은 5가지 이유

중년이 되면 우선 유행에 덜 민감해도 익스큐스(excuse)가 되기 때문에 약간 지난 패션을 입어도 별로 눈치 보이지 않는다. 또 수년(내 경우엔 수십년) 동안 옷을 버리지 않고 잘 보관만 하면 패션이라는 것이 돌고 도는 원리라 적절할 때 다시 꺼내 입을 수 있다. 넥타이만 해도 90년 초기의 좁은 넥타이가 근래 또 한번 유행하면서 잘 보관한 덕을 봤다.

2015-03-11     김태성
ⓒShutterstock / Evlakhov Valeriy

새를 괴롭히는(?) 어린이 그림이 로고인 어느 커피 전문점에 가서 비싼 커피를 별로 즐기지 못하면서 마셨다. 쓴 물을 다 마시고 나오면서 딸에게 화창한 날씨에 삼청공원 산책은 어떠냐니까 정색을 하면서 '왜요?" 하는 거였다. 그래서 자연이 어쩌고저쩌고 하며 말을 꺼내자 딸이 고개를 획 돌리더니 명동에 가자는 거였다.

그런데 그 말이 사실이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도 그 나이에 자진해서 공원에 간 적이 없었다. 순간, 난 나이 먹으면서 삼청 공원 겨울 산책을 즐기게 되고, 봄이 되면 강변도로에 진달래 피기를 기다리게 되었으며, 가을에 북한산 풍경을 음미하게 된 것에 대해 너무 감사했다.

1. 옷을 덜 사도 된다.

그런데 중년이 되면 우선 유행에 덜 민감해도 익스큐스(excuse)가 되기 때문에 약간 지난 패션을 입어도 별로 눈치 보이지 않는다. 또 수년(내 경우엔 수십년) 동안 옷을 버리지 않고 잘 보관만 하면 패션이라는 것이 돌고 도는 원리라 적절할 때 다시 꺼내 입을 수 있다. 넥타이만 해도 90년 초기의 좁은 넥타이가 근래 또 한번 유행하면서 잘 보관한 덕을 봤다.

2.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는 지혜가 생긴다.

그런데 나이를 먹으니까 잔소리 같던 그 말이 주옥처럼 느껴진다. 우선 반세기를 건강하게 산 것에 감사하고, 가족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이 절실하게 되어 감사하고, 곰탕 끓여놓고 도망칠까 가끔 우려될는지 모르지만 그래도 평생을 함께해온 동반자가 있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3. 자연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오동도를 방학 때마다 갔었다. 그런데 그때는 방파제 길을 따라 푸른 바다를 건너는 것처럼 지루한 게 없었다. 또 아버지가 '멋있지?' 하시며 두둥실 떠 있는 돌산을 가리켜도 시큰둥했다.

특히 한국은 워낙 다이내믹한 나라라 강남 스타일이니, 카페 문화니, 서촌이니, K-Pop이니 별의별 가공 문화에 젊은 시선이 집중되기 마련인데 그런 역동성에 어느 정도 신물이 나야 바다와 산과 강과 골짜기로 너무나도 멋진 조화를 이룬 우리나라의 자연에 심취할 수 있게 된다.

4. 시사에 대한 관심이 커진다.

물론 젊은이들 중에도 시사에 관심 있는 친구들이 많다. 하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유독 필자만 뉴스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것일까? 시사를 접하면서 사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때로는 사회악과 부정부패에 분노도 하지만 동시에 내 민족은 물론 세계인에 대한 연민과 이해심이 늘어나게 된다.

'1박2일'을 보며 배를 잡았고 또 한 번은 '삼시 세끼'를 보며 나도 낚시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중년이 되어 뉴스와 시사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에 늘 감사한다.

5. 체면 유지가 덜 중요하다.

지난 몇 년 사이엔 거짓말 조금 보태서 한국 소년과 남자 청년들의 약 99.99%가 머리를 앞으로 쓸어내려서 무슨 모자 쓴 것처럼 하고 다녔는데(지금도 지배적이나 조금씩 바뀌고 있음) 거기에 비하면 뻔뻔한, 고로 유행에 덜 민감해도 체면 유지에 전혀 문제가 안 되는 중년 중에는 그런 어색한 모습을 한 사람이 드물었다 - Thank God!.

* 이 글은 koryopost.wordpress.com에 포스트 된 글입니다. Terence Kim의 글은 여기서 더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