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룰라 전 대통령이 결국 구속됐다

룰라는 자신을 향한 혐의에 대해 '사법부와 언론 재벌의 작품'이라며 구속 직전까지 부인하는 입장을 내놓았다.

2018-04-08     곽상아 기자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결국 구속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룰라 전 대통령은 이틀간 머문 상파울루 주(州) 상베르나르두두캄푸의 금속노조 건물을 나와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인 채 경찰차에 몸을 실었다.

룰라 전 대통령의 지지자 수천명은 ”굴복하지 말라! 여기 머무르라!”는 구호를 외치며 경찰차가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실랑이를 벌였다. 이들은 룰라 전 대통령을 태운 경찰차가 건물을 빠져나가자 눈물을 흘렸다.

룰라 전 대통령은 브라질 국민들의 압도적 지지 속에 2003년과 2006년 연거푸 대통령에 당선돼 대통령직을 수행했으며 오는 10월 대선에서 3선에 도전할 계획이었다.

징역 9년6개월형을, 그리고 올 1월 2심에서 징역 12년1개월형을 선고 받았다.

룰라 전 대통령은 항소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겠다며 인신보호영장을 신청했으나, 연방대법원은 이를 찬성 5대 반대 6으로 기각했다.

세르지우 모루 연방판사는 연방대법원이 판결을 내린 지 하루도 안 돼 룰라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 명령을 내렸으나, 전직 대통령인 점을 고려해 강제구인 하지 않겠다며 6일 오후 5시까지 쿠리치바 연방경찰에 자진 출두할 것을 요구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시한을 넘기고 금속노조 건물에 머무르며 대법원에 형 집행 일시중단을 요청했으나 기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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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구속 직전까지 자신의 범죄 혐의를 부인했다. 자신의 혐의가 우파와 결탁한 사법부와 언론 재벌의 작품이라고 주장했다. 또 모루 연방판사가 자신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나는 내 것이 아닌 아파트 한 채 때문에 재판을 받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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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상파울루, 브라질리아, 리우 데 자네이루 등 대도시에서는 룰라 전 대통령의 구속을 축하하는 불꽃놀이가 진행되기도 했다. 앞서 이들 도시에서는 룰라 전 대통령의 구속을 지지하는 수만명 규모의 집회가 열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