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스포츠 야구 기자가 60대 서울 택시기사와 나눈 기적의 대화
유에스에이? 프로 베이스볼??
이것은 기적이다.
우리는 종종 스포츠로 국경과 인종, 성별, 언어의 장벽을 모두 뛰어넘는 기적 같은 경험을 하곤 한다.
25일 폐막된 평창동계올림픽도 물론 그 무대 중 하나였다.
그러나 최근 한국에 왔던 이 미국 기자만큼 극적으로 그 기적을 체험한 사례는 없을 것 같다.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그는 서울로 올라와서 홍대 인근에서 저녁을 보낸 뒤, 일행과 함께 택시에 올라탔다.
60대로 추정되는 택시기사는 ”굵고 낮은, 권위적인 목소리”를 갖고 있었으며, 일행 다섯 명이 택시에 탄 게 못마땅했는지 ”마지못해” 운전을 하며 혼자서 불평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파산을 뺀 나머지 4명을 내려준 뒤, 택시에는 두 사람만이 남았다.
기적은 이 때부터 시작되었던 것 같다.
그의 트윗을 바탕으로 두 사람의 대화를 재구성하면 다음과 같았다.
택시기사 : 유에스에이?
파산 : 예스.
택시기사 : (고개를 끄덕이더니) ”프로 베이스볼?”
파산 : (약간 당황하며) ”프로 베이스볼!” (자신이 야구 칼럼니스트라고 설명하려 함)
택시기사 : (약간 놀란 듯이 바라봄)
파산 : (대화가 끝난 줄 알고 방심함)
택시기사 : (대뜸) 랜디 존슨! 패스트볼!” (두 손으로 무언가 흩어지는 모습을 보여주며 펑 하는 폭발음을 흉내 냄)
랜디 존슨의 (154km짜리) 패스트볼에 비둘기가 맞아 즉사한 사건을 말하는 게 아닌가!’
택시기사 : (또 대뜸) 커트 실링!
파산 (당황하며 또 혼자 속으로 생각한다) ‘아니 왜 이 아저씨는 2001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선수 이름을 부르는 걸까.... 아... 김병현이 그 때 이 팀의 마무리 투수였지...’
택시기사 : 새미 소사!
파산 : (새미 소사의 최근 사진을 보여준다.)
택시기사 : (놀란 표정을 지으며) 새미 소사?
파산 : (갸우뚱한다)
(중략)
택시기사 : 켄 그리피 주니어!
파산 : (마이크 트라웃, 브라이스 하퍼, 애런 저지 등 다른 선수들의 이름을 댐. 그러나 택시 기사가 알고 있는 선수는 오직 ‘클레이튼 커쇼’ 뿐이었음) ‘아... 커쇼... 류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