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색인종 여성 6명은 '미투 운동'이 자신들을 대변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인터뷰)

2018-01-12     곽상아 기자

#MeToo 운동이 일었다. 성희롱 및 폭력 혐의가 제기된 권력을 가진 남성들은 공개적으로 참회하기도, 부정하기도 했다. 책임을 묻고 변화를 촉구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여성들의 목소리에 모두들 귀를 기울이게 만든 운동이었다.

타라나 버크였지만, 여러 유색 인종 여성들이 #MeToo가 자신들의 이야기를 대변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유색인종에 대한 희롱과 공격에는 인종이나 민족에 대한 페티시즘과 대상화가 관련된 경우가 많으며, 백인 여성들은 겪지 않을 수도 있는 많은 이슈들이 있고, 피해자의 말을 믿어주는 확률도 더 낮다.

희롱과 공격을 접할 확률이 더 높다.

이 여성들은 보다 많은 사람들을 포용할 수 있는 직장, 연애, 문화의 변화를 제안했다. 제시카 프로와와 캐롤리나 모레노가 취재했다.

마이 응우옌, 30세, 뉴욕, 컨설턴트

나는 자라면서 내 의견을 내지 말아야 한다고 배웠다.

백인 남성 중심인 이 업계는 여성을 지독히 성적 대상화하고, 아시아계 여성에겐 더욱 심하다. 나는 ‘중국 인형’이라는 말도 들어보았다. 내 인종에 대한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못한 말 실수를 잔뜩 들었고, 아시아계에 붙는 전형적인 편견과 전통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나는 가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굉장히 끈덕지게 굴며 계속 내게 문자를 보냈다. 사업 개발을 하는 사람으로서 그와의 대화를 이어가고 싶은 마음은 있었다. 동시에 내가 그에게 관심이 있다고 생각하게 하고 싶지도 않았다. 나는 그의 연락처와 가능성 있어 보이는 계약건을 남성 동료에게 넘겼다. 그는 다시 연락해 오지 않았다.

나는 그런 헛소리를 상대하고 싶어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빨리 승진했다.

신디 로드리게스, 34세, 뉴저지, 언론인

“브래지어를 해라, 몸을 가려라”는 식이었다. 그러지 않아서 희롱이 일어나면 그건 그의 잘못이 아니라 나의 잘못이라는 말이었다. 대놓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게 그들의 말이었다. 나는 10, 11살 때부터 그런 말을 들었다.

그들은 라틴계 여성들은 강간 당하기만을 기다리는 섹시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우리를 구해줄 백인 남성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마냥. 내겐 언제나 그런 일이 일어난다.

사람들이 라틴계 여성들을 이토록 성적 대상화하는 이유 중 하나는 우리가 매체에서 보여지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미국 중부로 자동차 여행을 다녀왔는데, 거기에는 라틴계 여성을 처음 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우리가 누구인가,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는가에 대한 그들의 첫 인상은 매체를 통해 만들어진다. 우리는 보통 제정신이 아닌 급한 사람, 빨간 드레스를 입은 굉장히 성적인 여성들로 묘사된다. 그런 것을 반복해서 보다 보면 그게 진짜라고 생각하게 된다.

샌디 홍, 29세, 뉴욕, 비영리단체

백인 이성애자 남성들이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들에 대한 페티시를 품고 있다는 게 안타깝다. 아시아계에 대한 전반적인 페티시가 있다. 내가 테크 업계나 광고 업계에 있을 때, 유독하다고 느낀 눈에 띄는 행동들이 정말 많았다. 마케팅이나 PR 계에 들어오는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들을 많이 보았는데, 이런 업계에서는 클라이언트와의 관계, 구애하듯이 비위를 맞추고 함께 일하기 쉬운 성격을 드러내는 게 중요하다.

고용주를 비롯하여 모두가 인식해야 할 것이 있다. 당신의 목소리가 제대로 대변되지 못할 때 어떤 불리함을 겪는가? 유색인종 여성이라 겪는 불리함은 무엇인가? 당신의 고용주가 자신의 편견을 깨닫지 못했을 때 당신은 어떤 불리함을 겪는가?

결국 이런 업계들은 백인 시스젠더 이성애자 남성들이 지배한다. 이 정체성에 얼마나 가까운가, 어떤 관계를 맺는가가 당신의 성공을 좌우한다. 아시아계 퀴어 트랜스이며 넌 바이너리인 나는 백인 시스젠더 이성애자 남성들에게 크게 저항한다.

에메랄드-제인 헌터, 37세, 일리노이, PR 기업 설립자

직장에서 여성이라는 것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흑인 여성에겐 두 배로 어렵다. 뚱뚱하거나 몸매의 굴곡이 뚜렷하다면 그건 저주처럼 느껴진다. 흑인 남성이 당신을 볼 때면 그것부터 본다. 당신은 대상화된다. 뚱뚱하다, 몸매가 뚜렷하다, 엉덩이가 크다. 그들은 그게 칭찬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방식으로 보여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지금도 목소리를 내고 있는 건 주로 백인 여성이다. 흑인 여성들이 동등한 힘을 얻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걸 시작한 건 흑인 여성인데도, 흑인 여성들이 “미 투”라고 말하고 다니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전혀 다른 문화적 이슈가 우리에게 영향을 준다.

남성, 백인 남성, 다른 남성, 백인 여성, 히스패닉 여성 - 맨 밑바닥에 있는 것이 흑인 여성이다. ‘블랙 걸 매직’ 같은 운동이나 개념이 중요한 건 그래서다. 이런 운동 덕택에 나와 내 친구들은 자신감의 원천을 얻을 수 있었다. 우리가 오프라 정도의 수준으로 올라가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였다. 내가 댄서든, 아이 서넛을 키우든 그건 블랙 걸 매직이다. 우리의 힘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었다. 우리의 힘을 이제까지 아무도 깨닫지 못했지만, 누구나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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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니 엘우드, 27세, 뉴욕, 관리직

누군가 사귀자고 접근했을 때 거절하면 가끔 “흑인 쌍년아!”라는 말을 듣곤 했다. 그럴 때면 나는 그냥 넘겨버렸다. 거슬리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흑인 여성으로서 꽤 어릴 때부터 우리의 몸은 사랑이 아닌 쾌락만을 위해 추구된다는 걸 익혔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남성이 특정 방식으로 행동할 때, 그는 내가 이미 알고 있는 사실, 즉 흑인인 나의 몸은 그에겐 성적인 대상일 뿐이라는 것을 강화할 뿐이었다.

이런 경험을 겪어야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유감이지만, 여성들이 주저없이 이런 일이 일어난다는 것을 온 세상에 알리고, 이런 일들이 더 일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전한다는 것에 감사한다.

시리샤 수리, 39세, 캘리포니아, AI 전문가

커리어 초반에 나는 매일 빈디를 하고 출근했지만, 남들과 다른 취급을 받고, 이상하다는 시선을 받고, 동료들에게 질문을 받을까봐 곧 그만두었다. 백인 남성들만 가득한 회의석에서 단 하나뿐인 인도 여성으로 앉아 있다는 건 불편했다. 문화적으로 눈에 띄는 존재라는 사실 때문에 목소리를 내기도 힘들었다.

아시아계 여성 롤 모델이 드물다는 것도 문제다. 내가 일하는 조직엔 1,500명이 있는데, 내가 공감을 느낄 수 있는 임원급 아시아 여성은 단 한 명이다. 결국 내가 혼자 알아서 해야 한다는 의미다. 또한 여성들은 너무 공격적으로 보일까봐 두려워서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그리고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경우 장벽을 깨기가 어렵다.

* 허프포스트US의 기사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