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로 학교 휴업하자 PC방으로 향한 학생들

2015-06-08     원성윤
ⓒ연합뉴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여파로 경기도 내 7개 지역 모든 학교가 일제 휴업한 8일 낮.

300대가 넘는 컴퓨터 모니터 앞은 이미 초·중·고등학교 학생들로 가득 차 빈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였다.

학생 몇몇이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대부분은 메르스를 개의치 않는 듯 편한 차림이었다.

PC방뿐만 아니라 노래방과 당구장에도 오전부터 학생들의 출입이 이어졌다.

박모(49·여) 노래연습장 운영자는 "청소년출입이 허가된 건전한 노래연습장이라 평소에도 학생손님이 많은데 오늘은 손님이 없던 시간에 학생들의 방문이 많아졌다"고 밝혔다.

한 프랜차이즈 스터디룸 운영업체에는 이날 오전부터 학생 4∼5명이 1일 독서실 운영권을 끊고 공부하고 있었다. 업체 측은 휴업 둘째 날부터 독서실을 찾는 학생이 점차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학생들은 갑작스러운 휴업에 대책 없이 방치됐다며 볼멘소리를 하기도 했다.

또 다른 학생(18)은 "휴업을 왜 한 것인지 모르겠다. 부모님 때문에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친구들도 있지만 다들 밖에서 놀고 있다. 방학만 주는 것 같다"고 푸념했다.

친구와 함께 PC방을 찾은 초등학교 6학년 김모(13)군은 집에서 혼자 점심을 먹고 답답한 마음에 친구를 만났다고 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학교는 온종일 썰렁하기만 했다.

맞벌이 부부 등을 위한 초등돌봄교실에도 아무도 오지 않았다.

이날 메르스와 관련해 휴업하는 경기지역 유치원과 학교는 모두 1천358곳이다. 이는 도내 전체 3천457곳의 39.3%로 열 곳 중 네 곳꼴로 학교 문을 닫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