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청년조직이 중요하다

프랑스의 마크롱, 아일랜드의 버라드커, 뉴질랜드의 아던. 이들의 공통점은 어느 날 갑자기 '혜성과 같이' 등장한 정치인이 아니라, 10대 때부터 정당을 통해 길러진 훈련된 정치인이라는 것이다.

2018-01-04     서복경

2017년에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30대 총리가 등장했고 화제가 되었다.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은 39살에, 아일랜드 버라드커 총리는 38살에, 오스트리아 쿠르츠 총리는 31살에, 뉴질랜드 아던 총리는 37살에 그 나라 최고위 공직에 올랐다. 여기까지는 국내에도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대체 이들은 어떻게 30대에 총리가 되고 대통령이 될 수 있었을까?

아일랜드 총리가 된 버라드커의 정치이력도 중학교 때부터였다. 통일아일랜드당 활동을 시작한 그는 당 청년조직에서 경력을 쌓았고, 20살이 되던 해 지방의회 선거에 출마해 고배를 마셨다. 23살 때 지방의회 의석이 궐석이 되면서 이를 승계했고 이듬해 본선거에 출마하여 최고득점자로 재선에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28살에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되었으며, 그해부터 당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4년 후 재선에 성공했으며 장관이 되었다.

오스트리아 쿠르츠 총리도 10대 때부터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국민당 청년조직에서 출발했고, 23살에는 청년조직 의장으로 선출되었다. 19살에 빈 대학 법학과에 입학했지만 정치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학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24살에는 빈 시의회 의원으로 당선되었으며 25살에는 장관으로 입각했고 29살에 최고득표자로 국회의원이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더 나은 한국 사회를 위해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는 '정치'라는 점에 동의한다. 정치를 더 좋게 만들려면 좋은 정치인을 사회가 길러내야 한다. 동시대인의 고통과 어려움에 공감하면서 민주주의의 방식으로 이를 해결해나가는 훈련을 차곡차곡 받은 정치인이 많이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제도를 갖다놓아도 이를 운영하는 것은 사람이다. 정당은 오랜 시간을 투자해 좋은 정치인을 길러내는 공적 기능을 담당할 수 있어야 한다. 대한민국 정치의 미래를 위해 올해에는 각 정당의 청년조직이 튼튼해지기를 바란다.

*이 글은 한겨레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