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특유의 매력은 상품이 될 수 있을까

건축을 완성하는 이는 사람이듯, 도시를 완성하는 것도 인간이다. 사람이 북적이는 거리와 카페에서 이곳에 한명도 없을 때 어떤 분위기일지 상상해보라. 물리적 외부 환경은 사람과 뒤섞일 때에야 그 아름다움이 빛을 발한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2018-01-02     음성원

포르투갈에서 만난 에어비앤비 트립 호스트 리타가 기타를 들고 포르투갈의 전통 음악인 파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람들은 서로 즐거움을 가져다주는 존재이다. 도시계획 역사상 큰 영향을 미친 저서인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에서 저자인 제인 제이콥스는 도시에서 사람의 존재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사람 구경'을 즐겁게 할 수 있는 도시는 그 자체로 아름답고, 인간을 흥분시킨다. 그런데 자동차가 대중화된 이후 현대사회에서는 사실 이런 도시를 만들기가 쉽지 않았다. 자동차를 위한 길이 사람들이 교류할 수 있는 공간들을 모두 잠식한 탓이다. 길가에 테이블을 두고 대화를 나누려 해도, 바로 옆에서 쌩쌩 지나가는 차량의 존재는 사람을 움츠리게 하고, 결국 그 같은 옥외활동을 줄어들게 만든다. 현대 도시가 삭막하게 느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건물은 주거와 근린생활형 카페가 함께 있는 주상복합이 대부분이다. 보행로 양쪽에 작은 상점들이 잘 발달해 있다. 주거지역으로 여겨지는 곳에서도 1층의 모퉁이에는 작은 카페가 하나씩 있다. '스몰 비즈니스'의 천국이다.

지난해 7월 리스본에서 경험해본 에어비앤비 트립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준다. 포르투갈의 전통음악 파두를 경험해볼 수 있게 해주겠다며 트립 호스트로 나선 리타는 기타를 들고 작은 카페로 안내해 노래를 시작했다. 그의 노래에는 항구도시 특유의 구슬픈 음색이 가득 차 있었다.

지난해 7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만난 에어비앤비 트립 호스트 리타가 리타(왼쪽)가 노래를 부르는 와중에 동네 주민이 들어와 자신의 노래를 선보이고 있다.

이 할머니가 "내가 노래불러도 될까"라고 묻자, 카페 안에서는 모두 손뼉치며 맞았다. 곡이 시작됐고, 할아버지들은 춤을 췄다. 이 지역 특유의 감수성을 이렇게 느낄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도시의 우연한 만남 속에서 찾아낼 수 있는 '세렌디피티'다.

플랫폼(에어비앤비)은 고전적인 도시가 뿜어내는 힘을 외국인에게도 연결해줬다. 동네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도시적 매력을 누구든지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축복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