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하고 시골로 갔다. 디스크가 나았다

도시생활에 지쳤다. 출퇴근에 2-3시간씩 도로에서 허비하다 이런 삶을 정년까지 계속 해야된다고 생각하니 끔찍해졌다. 서울 생활에 회의를 느껴 돌연 모든 걸 내려놓고 경기도 양평으로 들어왔다.

2018-01-02     원성윤

나는 지난해 9월까지 허프포스트코리아 뉴스 에디터였다. 서울 생활에 회의를 느껴 돌연 모든 걸 내려놓고 경기도 양평으로 들어왔다. 책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를 두 번째 읽으며 내 선택에 확신과 의심을 오가고 있다. 학원과 책방을 열었다.

시골 생활 한 달 반, 내가 나에게 묻는 1문1답.

- 나와 아내는 왜 시골살이를 자처하고 나섰나?

그리고 직장생활은 스트레스가 많지 않나. 서울은 속도전이다. 빨리 해야되고, 처리해야 할 양도 많다. 그러다보면 야근과 주말 근무가 끊이지 않는다. 대휴나 연차를 내고 쉬어도 몸은 늘 절어있다. 충혈된 눈, 뻐근한 목, 낮에는 커피를 밤에는 술을 달고 살아야만 했다.

- 시골 생활 해보니까 어떤가?

- 좋은 점은?

= 시골살이 최대 장점은 자연과 가까이 한다는 점이 아니겠나. 봄이 오면 꽃이 피고, 여름에 녹음이 우거지고, 가을에 붉게 물드는 단풍, 겨울에 창너머 하얗게 쌓이는 눈을 보며 핫초코를 마시는 게 참 운치있고 좋다.

(집 전경)

- 벌이는 어떤가?

- 학원이랑 책방은 왜 하는건가?

학원 3층은 중고서점인 '더 좋은 문호리 책방', 4층은 글쓰기 학원 '더좋은글쓰기'로 꾸몄다. 원래는 아이들한테 좋은 책을 읽힐 목적으로 도서관을 만들었는데 애들과 얘길하다 사업을 전면 접었다.

"싫은데요"

"집에 가서 티비 봐야돼요"

애초에 계획했던 책방으로 선회했다. 집에 있던 책들을 모조리 다 가져왔다. 동네 주민들의 중고 책 교환 장소가 어떻겠냐는 선배의 조언을 충실히 이행했다.

- 영감을 준 게 있었나?

- 전원 생활을 추천하나?

오전엔 아이랑 온전히 시간을 보내고 오후에 어린이집에 맡긴다. 직장생활 할 때는 아침 7시에 집에서 나가고 빨라도 저녁 8-9시에 집에 오니 아기 얼굴 보는 것도 쉽지 않았다.

난 기자 생활을 10년을 했고 관련 대학원까지 나왔다. 아내는 과장 진급을 한달 앞두고 회사를 그만뒀다. 왜 미련이 없겠는가.

근데, 인생 뭐 어떻게든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