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나를 괴롭힌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에서 교훈을 얻고 성장하길 바란다. 나는 그들의 삶을 파괴하고 싶지 않다

2017-12-27     김도훈
Young Asian boy, scared and alone. Hoping for a better future than the one that seems set. He is at high risk of being physically, mentally and emotionally abused and also trafficked. ⓒobeyleesin via Getty Images

그 마을은 내가 머릿속 지도에서 피해야 할 거리들을 표시해 두었던 곳이기도 하다. 흥겨운 산타들, 눈을 깜박이는 사슴들, 평화의 메시지를 퍼뜨리는 엄숙한 예수 탄생 이미지들도 있었지만, 나를 죽이고 싶어하는 것 같은 아이들이 사는 곳도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눈에 띄지 않으려고 밤에만 자전거를 탔고, 차를 타고 지나가다 나를 괴롭히는 아이들 옆을 지나게 되면 머리를 숙여 숨는 것에 익숙해졌다.

교사들은 돕겠답시고 나섰지만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켰다. 체육 교사는 내게 다른 아이들 앞에서 남자답게 행동하라고 말하며, 내가 풋볼을 제대로 하지 못하자 운동장을 뛰게 시켰다. 그는 내가 배우는 걸 도와주겠다는 말은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다른 아이들이 나를 여자애, 계집애라고 부르는 걸 말린 적도 없었다. 8학년 수학 교사는 다른 학생들 앞에서 나를 패배자라고 불렀다.

어렸을 때 괴롭힘을 당해 본 게이 남성이라면 누구나 이런 공포를 이해한다. 우리들 중 이 공포를 완전히 버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우리가 세상에 들어가는 과정을 정의하는 것이 이 공포다. 왜 우리가 나서서 항의하지 않느냐고 묻는 사람들은 우리 세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나는 단 한 사람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다. 나는 40살이 되기 전에는 이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없는 것 같다.

내가 집에 간 직후에 어머니가 가까운 이웃을 우연히 만났다고 말했다. 나는 그 이웃의 아들이 나를 너무나 괴롭혀서, 집에 오면 방에 들어가 문을 걸어잠그고 밤새 울었다고 말했다.

우리 세대에서 또래를 괴롭히던 아이들의 또다른 특징이 있다. 그들은 어디에나 있고, 아무 탈 없이 자라났다. 그들은 당신의 남편, 형제, 친구, 이웃, 동료, 정치인, 셀러브리티, 영웅들이다. 어쩌면 당신 자신이 그런 사람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예상 가능한 일이었다. 그들은 남자답다는 게 어떤 것인지 배우는 어린 아이들이었다. 대학에 들어가서도 누군가를 괴롭혔을 게다.

지금 이 세상에는 증오가, 복수에 대한 갈증이 넘쳐난다. 나는 영화 ‘헤더스’에서 나오는 것처럼 학교를 폭파시키거나, 나를 파괴하려던 이들을 죽이거나, 폭력배를 고용해서 한 수 가르쳐 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래서 뭘 어쩌겠는가? 그를 통해 평화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세상에 대해 배운 게 없는 사람이다.

한 번이라도 그럴 수 있다면, 그들이 한 번이라도 그런 약속을 한다면, 내 20세기의 어둠에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더 밝은 세상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일 게다.

허핑턴포스트US의 I Want The People Who Bullied Me Growing Up To Learn From Their Behavior. I Don’t Want To Destroy Their Lives.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