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격리 대책도 엉터리 : 작동 않는 체온계 주고 "체온 변화 알려달라"

2015-06-08     허완

지난달 하순 메르스 확진자가 방문했던 경기도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직장인 ㄱ씨는 2일 지역 보건소로부터 ‘격리 대상’이라는 연락을 받았다. 보건소 관계자는 “바깥출입을 삼가고 가족과 가능하면 접촉하지 말라”고 말한 뒤 이튿날 방문하겠다고 했다. 현 상황에 대한 상세한 설명에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황당한 일은 그다음에 벌어졌다.

와 한 전화통화에서 “하는 수 없이 직접 가까운 편의점에서 건전지를 사왔다. 감염을 막으려는 정부의 의지가 기본부터 부족한 게 아니냐”고 말했다. 정부의 메르스 방역에서 사실상 알맹이가 되는 것은 격리대책인데 그마저 주먹구구식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국무총리실 브리핑룸에서 열린 정부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대응 조치 발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 ⓒ연합뉴스

메르스 자가격리 대상자·대상자 가족 예방조처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 의료진 ㄴ씨는 지난달 하순 “확진 환자와 접촉해 자가격리해야 한다”는 질병관리본부의 연락을 받았다. “곧 보건소로부터 연락이 올 테니 그때까지 외부 접촉을 삼가라”는 취지였다. 자신보다 앞서 걱정되는 것은 자녀와 부모 등 함께 사는 가족이었다. 해당 관계자는 “혹시 모르니 접촉을 최소화하고 수건 등을 따로 쓰는 것을 권장드린다”는 말만 남겼다.

한미정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사무처장은 “보건당국의 질병관리 매뉴얼에 의한 자가관리자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사례가 계속 나오고 있다. 자가격리자들에 대한 행동요령, 가족 등 주변사람들의 주의사항, 지역사회 복귀 전후의 확인 절차 등 현재의 매뉴얼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