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전제조건 없는 대화? 미국 백악관의 생각은 틸러슨 국무장관과 다른 것 같다

2017-12-14     허완
U.S. President Donald Trump and Secretary of State Rex Tillerson look up during a Cabinet meeting at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U.S., November 20, 2017. REUTERS/Kevin Lamarque ⓒKevin Lamarque / Reuters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파격 제안한 직후, 백악관이 미묘하게 상반되는 입장을 내놨다. 미국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주무부처 수장의 발언에 무게가 실리지 않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로이터에 말했다. “북한이 원할 때 언제든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던 전날 틸러슨 장관의 발언과 사뭇 배치된다.

이 관계자는 “북한 정권이 근본적으로 행동을 개선할 때까지는 북한과의 어떤 협상도 미뤄져야 한다는 게 정부의 일치된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국무장관이 밝힌 것처럼, (대화 조건에는) 추가 핵·미사일 실험이 없어야 한다는 것도 포함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직접 이를 부인한 바 있다.

여러 차례 엇갈리는 의견을 밝혀왔다. 지난 9월 틸러슨 장관은 북한과의 대화채널이 존재하며, 북한의 대화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틸러슨 장관의 이름을 거론하며 북한과의 대화 시도는 “시간 낭비”라는 트윗을 올렸다. 공개적으로 면박을 준 셈이었다.

그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한 바 있다.

경질설에 휘말려 왔던 틸러슨 장관의 말에 영 무게가 실리지 않는 분위기다.

뿐만 아니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실제로 백악관 관계자들은 틸러슨 장관의 유화적 발언 톤에 깜짝 놀랐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 압박’ 정책을 지원해 줄 것을 동맹들에게 독려한 상황에서 틸러슨 장관의 발언이 동맹국들을 혼란스럽게 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평화적인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신뢰할 만한 대화에 나설 의향이 있을 때 우리는 대화에 열려있다”고 말했다. 다시 ‘비핵화’가 전제조건으로 등장한 것.

국방부에서 아시아 전문가로 일했던 반 잭슨 뉴질랜드빅토리아대 교수는 NPR에 이렇게 말했다.

“일관성이 완벽히 결여되어 있다. 본질과 레토릭을 구분하는 데 있어 완벽히 무능을 드러내고 있다. (...) 지난 10개월, 11개월 동안의 맥락에서 볼 때 틸러슨 장관이 말한 걸 어떻게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