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팀장급 이상 임직원의 토요일 근무를 시작했다

2015-06-08     김병철
ⓒ연합뉴스

근래 ‘비상 경영’을 선언한 포스코그룹이 6일부터 팀장급 이상 임직원의 토요일 근무를 시작했다. 이번 조처를 두고 직원들 사이에서는 경영 위기를 촉발한 근본 원인에 대한 진단 및 대책 마련에는 미온적인 채, 서둘러 ‘보여주기’식 대응만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토요일 근무는 표면적으로 ‘자율’이지만, 사실상 회사 차원에서 강요된 조처라는 게 직원들의 설명이다. 따로 공지는 없었지만, 부서장 등으로부터 자율적 근무와 관련해 구두로 전달받은 사항을 거부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팀장을 비롯한 상사가 토요일에 출근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팀장 아래 평사원들조차 토요일 출근 여부를 놓고 고민하는 이들도 상당수였다.

포스코는 과거에도 위기 상황이 있을 때 토요 근무를 시행한 적이 있다. 조직 기강을 바로 세우고 단합하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이번 위기는 철강 업황 악화 못지않게 전임 경영진의 비리와 방만한 경영 행태에서 촉발됐다는 의혹이 크다. 포스코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업계 관계자는 “계열사 대표나 임원 다수가 전임 경영진 밑에서 일했고, 잘못된 결정을 방관했다는 시선이 있다”며 “회사가 과거와 단절하겠다는 의지를 보이지 않은 채 직원들한테 토요일에 출근하라고 하니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영진의 정책에 대해 다른 의견을 내놓기 어려운 군대식 조직 문화는 포스코의 위기를 촉발한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토요일 근무와 관련해 포스코 쪽은 “일부 부서에서 자발적으로 진행한 것이 확대됐다”며 “간부급 직원들이 위기 극복을 위해 나서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