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산불이 만든 신종 구름

2017-12-14     이진우

지난 10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 남부 샌타바버라지역 산불로 인해 생겨난 기괴한 모양의 구름.

12월10일 캘리포니아의 벤추라(Ventura) 및 샌타바버라(Santa Barbara) 지역 하늘엔 오싹한 느낌을 주는 거대한 회색구름이 나타났다. 검은 연기가 물이 끓어넘치듯 솟아오르며 하늘을 뒤덮어버릴 듯한 형상에 주민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미 언론들은 전한다.

13일 벤추라 카운티 지역에서 목격된 화재적운.

이 구름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최근들어 산불과 함께 출현하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올들어 새로운 유형의 구름으로 공식 인정받았다. 지난 3월 세계기상기구가 30년만에 개정한 구름도감에서 이 구름에 붙인 공식명칭은 ‘플라마제니투스’(flammagenitus)다. 특정한 지역에서만 발견되는 특수구름으로 분류된다. 구름색깔은 주로 회색이나 갈색 또는 검은색을 띤다. 이는 산불로 생겨난 연기 때문이다. 뜨거워진 공기가 급상승하면서 구름은 고도 8km까지 치솟기도 한다.

보통 우리가 목격하는 푹신한 느낌의 흰색 적운은 덥고 습한 공기가 지구 표면에 의해 따뜻해지면서 나타나기 시작한다. 더운 공기는 상승하면서 차가워지고, 결국 응결핵(condensation nuclei)이라 불리는 공기 중의 입자에 달라붙어 물방울로 응축된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크고 푹신한 구름 덩어리가 만들어진다.

2016년 8월 샌타바버라지역 산불로 발생한 구름

대기 뒤흔들어 기상이변 부르기도

특히 뜨거운 공기가 빠르게 상승하는 과정에서 대기가 크게 요동을 쳐 기상이변이 일어날 수 있다. 예컨대 구름기둥이 높게 형성되면 뇌우를 동반하는 구름(pyrocumulonimbus)이 될 수도 있다. 이런 구름들은 습한 환경에선 폭풍우를 몰고오기도 한다. 이 폭풍우는 자신을 잉태했던 불을 꺼버리는 순기능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