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도 없고, 우유도 없는데...어쩌다 딸기우유가 됐을까?

2017-11-29     김도훈
ⓒ한겨레

“게맛살에 ‘게’가 안들어 간다는 사실 이후 가장 충격적이다”

딸기·초콜릿·바나나맛 우유 가운데 25% 제품(15개)에는 원유가 전혀 들어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원유 함량이 절반도 되지 않는 제품 역시 57%(34개) 였습니다.

■ 원유 대신 뭘 넣었을까?

1. 탈지분유 : 우유에서 지방을 분리·제거해 건조한 것. 탈지분유는 지방을 거의 함유하지 않아 지방의 산화가 일어나기 어렵기 때문에 보존성이 좋다. 1년 이상 장기보관할 수 있다. 제과·제빵, 가공유, 사료용 원재료에 널리 이용된다.

-자료 식품과학기술대사전

컨슈머리서치 관계자는 “환원유와 탈지분유는 원유의 성분을 맞추기 위해 인위적으로 그 성분을 집어 넣는 것”이라며 “업체들은 성분표 상으로는 원유와 동일하다고 하지만 그 과정에서 사라지는 미네랄·비타민A 등의 함량은 신선한 우유에 비해 적거나 거의 없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합니다.

각 제품의 원료표기. 원유함량이 0~30%로 낮을뿐 아니라, 가공유의 경우 환원무지방우유라는 애매모호한 단어로 표기돼 있다.

그러나 법률상 원유가 들어가 있지 않은 가공유를 ‘우유’로 표기한다고 해서 문제가 되는 건 아닙니다. 2012년 당시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림부)가 가공유 역시 우유와 성분이 유사해 ‘우유(milk)’로 표기할 수 있다고 유권해석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원유 함량이 0%인 가공유 제품 15개 목록. 컨슈머리서치 제공.

■ 제조업체는 “가공유도 우유다”고 하지만

- 왜 환원유를 사용하시나요?

- 같은 제품에 커피우유는 원유를 쓰던데요? 보관 때문이라면 커피우유도 가공유를 써야 하는 거 아닌가요?

통화를 해보니 가공유를 쓰는 이유는 보관보다 맛의 영향이 더 커보입니다.

소비자단체는 소비자들이 우유·밀크 등의 상품명만 보고 원유를 사용한 제품이라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오해의 소지를 줄일 수 있게 표시 기준을 새롭게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컨슈머리서치 최현숙 대표는 “가공유를 절대 쓰지 말라고 하는 게 아니다”며 “소비자들은 우유라는 제품명 때문에 신선한 우유를 사용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소비자들이 정확한 정보를 알고 선택할 수 있게 제품성분표에 가공유라는 것을 명확히 밝히자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