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면 아파해도 괜찮아

우리가 몸이 아프면 바로 '열이 나는 것 같아', '아이고, 머리야', '아이고, 허리야' 등 바로바로 표현을 하고 그에 맞는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이든 어디든 간다. 그렇지만 마음이 아플 때는 우리는 무심코 지나가기 일쑤이고, 아픈데도 아픈지 모르는 경우도 다반사다. 왜 그렇게 이를 꽉 깨물며 힘든 감정을 꾹 참으며 살아가는 것일까?

2017-11-23     박지선

지난 주 집단상담 중에 한 명이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

"힘들면 힘들다고 얘기하면 안 돼요?

그때 나도 예전에 들었던 말이 생각이 났다.

"아프게 하면 아파도 하고 그래."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럴 땐 어떤 방식으로든지 내 마음이 힘들다고 겉으로 사인을 보내는 것 같다. 몸이 아프든지 아니면 갑자기 울음이 터진다든지 하는 등의 표시가 난다. 우리가 몸이 아프면 바로 '열이 나는 것 같아', '아이고, 머리야', '아이고, 허리야' 등 바로바로 표현을 하고 그에 맞는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이든 어디든 간다. 그렇지만 마음이 아플 때는 우리는 무심코 지나가기 일쑤이고, 아픈데도 아픈지 모르는 경우도 다반사다.

그렇다. 우리는 마음이 힘들어도 꿋꿋하게 잘 살아가도록 격려 받았고, 울고 싶을 때 울면 안 된다고 교육받거나, 혹은 힘들다고 하는 것은 나약한 소리라고 들으면서 자라왔을 수도 있다. 그러면서 항상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치 보다 그 이상을 바라는 환경에 발맞춰 우리 자신을 혹사시키는 경우도 왕왕 있는 것 같다.

참으며 살 수밖에 없는 것은 내 이야기를 들어줄 곳이 없어서일 수도 있다. 힘들다고 이야기할 때 그 마음을 공감해주거나, 울고 싶다고 하는데 그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옆에 없으면 그냥 혼자 아등바등 버티며 살아가는 것이다.

퍽퍽한 이 세상

* 이 글은 필자의 브런치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