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에 세금을

문제가 확인되면 제재할 수 있고, 번 돈에 대해 세금을 납부하도록 할 수 있다. 극단적인 경우 법정에 세우고 기업 문을 닫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구글과 페이스북에 대해서는 이 중 어떤 것도 할 수 없는 게 현재 시스템이다. 네이버의 기사배치 조작에 대해 책임을 묻지만, 페이스북과 트위터와 구글의 배치 알고리즘에 대해서는 질문조차 하지 못한다.

2017-11-08     이원재

거두절미하고 이야기한다. 구글, 페이스북, 애플은 한국 실적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합당한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알파벳은 상장회사이지만, 구글코리아는 유한회사다. 한국법상 유한회사는 외부감사를 받지 않으며 실적공시 의무도 없다. 자발적으로 외부감사를 받거나 실적공시를 하고 있지도 않다. 매 분기 실적을 공시하고 주식시장과 언론의 분석 및 평가 대상이 되는 알파벳과 대조적이다.

휴대전화 운영체제만 해서 그렇다. 검색엔진 구글, 동영상서비스 유튜브, 웹브라우저 크롬 등을 합치면 훨씬 커질 것이다.

사실 구글뿐인가? 애플도 페이스북도 마찬가지다. 애플은 앱스토어를 통해 연간 2조원 이상의 수입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추정된다. 페이스북 국내 광고 매출도 마찬가지로 비밀이다. 구매 즉시 외국으로 빠져나가며, 정확히 공개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정상적인 과세가 이뤄지기는 어렵다.

공동체에서의 책임을 함께하지 않는다면 구글이든 페이스북이든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게 옳다. 개방된 시장에서 그게 가능하냐고? 물론 가능하다.

중국 시스템의 단점은, 국가권력이 개입해 권력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잠재울 수 있다는 점이다. 촛불혁명을 이뤄낸 한국 민주주의가, 구글이나 페이스북이 없어진다고 해서 위축될 가능성은 낮다. 한국인의 생각을 읽고 친구가 되어 돈을 번 미국 기업들, 구글과 페이스북과 애플에 세금을 걷고 사회적 책임을 묻자.

* 이 글은 한겨레 신문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