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선 뮤온' 이용 4500년만에 피라미드 ‘비밀의 방' 찾았다

2017-11-03     강병진

프랑스·일본·이집트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3일(현지시각) “우주에서 날아오는 입자인 뮤온 검출기를 이용해 이집트 쿠푸왕 피라미드 내부 구조를 스캔한 결과 기존에 알려진 3개의 방 외에 제4의 방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과학저널 <네이처>에 보고했다.

쿠푸왕 피라미드는 높이가 139m, 너비가 230m이다. 헤로도투스가 쿠푸왕 피라미드 건설에 대해 기록을 남겼지만 2000년이 지난 기원 전 440년의 일이다. 2013년 쿠푸왕 시절에 쓰인 문서가 발견됐지만 여기에는 돌을 운반하는 방법 등 실행계획만 쓰여 있지 건설 자체에 대한 기록은 없다.

과학자들은 1990~2010년 로봇으로 피라미드를 탐사해 3개의 방을 발견했다. 각각 위치한 높이가 다른 지하방, 왕비의 방, 왕의 방은 몇개의 복도로 연결돼 있는데, 가장 유명한 것이 대회랑(그랜드 갤러리)이다. 이 대회랑은 높이가 8.6m, 가로 길이 46.7m, 세로 길이 2.1~1.0m에 이른다. 왕과 왕비의 방에는 두 개의 통풍 수직굴이 설치돼 있다.

이번에 연구팀은 뮤온을 이용해 피라미드 내부 이미지를 만들었다. 뮤온은 우주선의 부산물로 돌에는 아주 일부만이 흡수된다. 우주선 뮤온 방사 촬영으로 피라미드 내부의 알려진 빈공간(공동)과 잘 안 알려진 빈공간 모두를 비침습적 방법으로 이미지화할 수 있다.

검출기 표면을 관통하는 각 뮤온의 위치와 방향을 기록함으로써 뮤온 검출기는 돌과 공동을 구분할 수 있다. 뮤온들은 공동을 지날 때는 상호작용이 없는 반면 돌을 통과할 때는 흡수되거나 굴절될 수 있다.

연구팀이 ‘스캔피라미드 대공동’이라고 이름붙인 이 빈공간은 일본 나고야대학의 퀸스챔버에 장착된 원자핵건판에서 처음 발견됐다. 연구팀은 또한 이 빈공간을 신틸레이터 호도스코프(방사선이 충돌해 발광하는 이온화 입자의 진로관측기)로 확인하고, 피라미드 외부에서 가스검출기로 재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런 결과들은 쿠푸왕 피라미드를 이해하는 데 돌파구를 제공할 것이다. 이 빈공간이 어떤 용도였는지 알 수 없지만 이번 발견은 현대의 입자물리학이 세계 고고물리학적 유산을 연구하는 데 새로운 길을 열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