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켈리는 트럼프를 '자제시키는' 침착한 측근이 아니라, '행동대장'일지도 모른다

2017-10-27     허완
John Kelly, White House chief of staff, stands in the Oval Office of the White House during a meeting with U.S. President Donald Trump and Henry Kissinger, former U.S. secretary of state, not pictured, in Washington, D.C., U.S., on Tuesday, Oct. 10, 2017. During the meeting Trump said he plans to make changes to his tax plan within the next few weeks. Photographer: Andrew Harrer/Bloomberg via Getty Images ⓒBloomberg via Getty Images

켈리 비서실장은 올여름 권력 싸움으로 소란했던 백악관을 잠재우고, 내부 질서를 확립한 인물로 흔히 '웨스트윙의 어른'으로 묘사된다. 현지 언론들은 켈리 비서실장을 트럼프 대통령의 충동적인 행동을 진정시키는 침착한 참모로 그려왔다.

다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켈리 비서실장은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뉴욕)·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캘리포니아)와 함께한 만찬에서 이웃국인 멕시코를 '제3세계국'이라 비하해 민주당 의원들의 비판을 샀다.

그러나 켈리 비서실장의 의견은 매우 달랐다. 그는 "0과 1 사이"라고 답했다. 난민 입국 허용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확고히 밝힌 셈이다. 결국 그 수는 당초 하한선이던 5만명보다 적은 4만5000명으로 정해졌다.

파네타 전 장관은 켈리 비서실장의 주요 정체성이 해군이며, 보스턴의 전통 사상을 중시하는 블루컬러 노동자 집안이라는 점을 꼽았다. 그러면서 "두 가지를 결합하면 켈리 비서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고자 하는 것들과 깊은 가치를 일부 공유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켈리 비서실장을 트럼프에 추천한 톰 코튼 상원의원(아칸소·공화)도 비슷한 견해를 내놨다. 그는 켈리 비서실장이 블루컬러 노동자들의 애환을 인정하며 저숙련 이민 노동자들의 유입이 임금 체계에 가져 온 영향을 아는 환경에서 자랐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변호하다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니제르에서 군사작전을 수행하던 도중 순직한 군인의 미망인에게 부적절한 위로를 건네 비판을 받았는데, 켈리 비서실장이 이를 폭로한 민주당 의원을 '빈수레가 요란하다'고 공격하며 사실이 아닌 주장을 펼쳤기 때문이다.

켈리 비서실장은 이후 자신을 향한 비판 여론에 상당히 놀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네타 전 장관은 이를 '고급 정치에 대한 경험 부족'이라고 평가하며 "그는 해군에서 지뢰의 위치를 알았겠지만 정치에 있는 지뢰는 알지 못한다. 그가 말하고 있는 것들이 존 켈리가 누구인지를 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