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이드 러너'의 해리슨 포드는 인간일까, 안드로이드일까? 그 답은 자레드 레토만이 알고 있다

2017-10-21     박수진

포드는 자신은 데커드가 인간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반면 ‘블레이드 러너’의 감독 리들리 스콧은 데커드가 복제 인간, 즉 안드로이드라고 말했다. 지금으로선 두 사람의 의견 모두 확정적이지는 않은 것 같다.

‘블레이드 러너’가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라고 꼽는 레토는 ‘블레이드 러너 2049’에서 ‘악당’ 니안더 월레스 역을 맡았다. 드니 빌뇌브가 감독을 맡았으며, 해리슨 포드는 자신의 역을 다시 맡았다.

이 장면 때문에 레토는 감독이 데커드가 인간인지 아닌지 결정할 수 있는 최종 권한을 자기에게 주었다고 말한다.

“나는 데커드의 내면을 본다. 나는 드니에게 ‘내가 뭘 보나요?’라고 물었다. 그는 한참 말이 없더니 ‘그건 네가 결정할 일이야.’라고 말했다. 그래서 우습지만, 데커드 자신 말고는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내가 유일할 수도 있다.”

“리들리, 해리슨, 드니 모두 자기 의견이 있었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드니는 내가 데커드의 뇌를 스캔하고 속을 들여다본 사람이니 내가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니 나는 이제 이 비밀을 간직할 수 있다.”

“그렇다.”

“그러리라 확신한다.”

아래는 일문일답.

= 나는 많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아마 크게 고통스러운 경험은 아닐 것이다. 고통스럽다는 말조차 해서는 안 된다. 내가 나온 영화를 보지 않는데는 꽤 논리적인 이유들도 있다. 영화를 만드는 경험은 아름다울 수 있는데, 그걸 바꾸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남의 시선을 의식하고 싶지 않은 것도 있다. 연기할 때 외부의 시선으로 본다거나 뭐가 좋고 뭐가 안 좋은지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이게 좋은 정보인지조차 잘 모르겠다. 유용했다면 다시 써먹게 되고, 유용하지 않았다면 그건 맥락 때문이었고 다른 상황에선 유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는 직접 리뷰하는 걸 피하려 한다.

= 난 운이 좋았다. 그의 얼굴을 봤다면 오줌을 지리거나 겁을 먹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렌즈를 껴서 다행이라 생각한다.그는 참을성이 정말 많았고 너그러웠으며 많은 도움을 주었다. 그는 나를 믿어주었고 아주 친절했다. 이런 일은 흔치 않다. 내가 사람들에게 영화 이야기를 하며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다. 특별한 경험이었다.

= 드니가 어떤 사람인지, 그가 얼마나 너그러운지, 얼마나 자상하고 주위 사람들을 믿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의상을 차려입은 배우들과 촬영 감독 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큰 선물이 된다. 그는 정말 특별한 사람이다. 그는 정말이지 천재이고, 영화 역사상 최고의 감독 중 하나라 생각한다.

= 나는 다른 배우들, 감독, 작가, 스튜디오, 관객들을 위해 최고의 연기를 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 필요한 일이라면 뭐든 한다. 늘 성공하지는 못한다. 언제나 처참하게 실패한다. 그래서 테이크가 많은 것이다.

= 그건 그냥 사실인 것 같다. 나는 대부분의 다른 배우들보다 더 많이 실패한다. 나는 노력과 실험을 많이 하지만, 실패도 뒤따라온다. 그건 그렇게 나쁜 건 아니다. 거기서 정말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다. 실패로 인해 더 잘해보자고 힘을 내게 되고 영감을 얻지만, 맥락에서 끄집어 내어 인용되는 말들이 많다. 나도 그 이유는 알겠다. 자극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야기들은 생명력을 얻고 퍼져나갈 수 있지만, 그중에서는 아예 말하지 않는 게 나은 것도 있는 것 같다. 사람들이 그냥 연기를 즐기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조커와 ‘블레이드 러너’ 모두 나는 정말 즐거웠다. 일생일대의 배역들이었고, 내 연기 경험 중 최고에 속했다. 이번에 ‘블레이드 러너’ 가족들과 함께 한 시간을 즐겼고, 정말 대단했다.

= 정말이지 영광이었다. 해리슨 포드와 작업한 것, 내 영웅들이 촬영장에 서 있는데 독백을 한 것, 드니 같은 천재와 일한 것, 로더 디킨스 같은 장인과 작업한 것, 성경과도 같은 엄청난 시나리오, 내가 예술가로서 존경하는 엄청나게 재능있는 사람들과 일한 것 등, 이 영화에 대한 모든 점이 정말 감사했다. 언제나 멋진 작업을 해온 로빈 라이트가 평생 최고의 연기를 하는 것을 보노라면 모든 배우들은 영감을 받는다. 나는 라이언 고슬링을 늘 좋아했다. 그가 숀 펜처럼 드라마틱한 배우로 시작했다가 다른 면, 코믹한 면을 보여주는 걸 지켜보면 정말 대단하다. 그가 영화계에서 가장 웃긴 사람, 가장 드라마틱한 사람을 오갈 수 있다는 건 엄청난 일이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 물론. 하지만 난 전혀 웃기지 않다. 나의 웃김은 장례식 정도이다. Thirty Seconds to Mars 콘서트 때는 나도 재미있을 수 있다. 터무니없는 짓을 하기 때문이다. 내가 입는 옷이 우스워보일 수는 있겠지만, 나는 사람들이 나를 놀리는 것이라 해도 기꺼이 웃게 하고 싶다.

= 그저 내가 ‘샤이닝’에 푹 빠져있기 때문이었다. 지금 기억은 안 나지만 비디오 아이디어가 두 가지 있었다. 한 가지는 정체성, 자신의 여러 가지 모습, 도플갱어에 대한 것이었다. 다른 것이 ‘샤이닝’이었다. 나는 그 두 가지를 섞었다.

자레드 레토가 실패를 통해 배운 교훈 중 하나다.

*허프포스트US의 Jared Leto Gets Final Say On That Big ‘Blade Runner’ Mystery를 번역,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