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 합숙 뒤 생각 바뀌어"..."471명 숙의과정 감동"

2017-10-16     박수진

“의미있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내가 원하지 않는 결론이 나더라도 수용할 수 있겠다.”(조원영·39)

참가자들은 시민들의 참여를 통해 정부의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공론조사를 경험했다는 데 고무적인 분위기였다.

이연상(37)씨는 “선거처럼 국민들의 의견이 성숙되지 않은 상태로 결정하는 거랑도 많이 달랐다. 국민 뜻이 정확히 반영되지 않는 대의민주주의와 사회적 비용이 큰 국민투표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제도였다”고 말했다.

김정숙(67)씨는 “졸업 후에 이런 토론은 처음”이라며 “손주 같은 청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너무 즐거웠다. 청년들의 비전을 들어 보면서 우리나라 미래가 밝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고, 김용혁(52)씨는 “보통 공청회를 한다고 하면 아수라장이 되기 일쑤인데 이번엔 대화를 통해 많은 걸 배웠고 생각도 많이 바뀌었다”며 “중요한 결정을 한다는 점에서 어깨가 무거웠지만 즐겁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서울에 사는 송호열(58)씨는 “우리나라 숙의 민주주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여러 시민참여단이 뜻을 모았는데, 최종적으로 결론이 난 것을 문재인 정부가 수용해서 발표할 때 우리 사회가 또다시 대결의 장이 될지, 화합의 장이 될지 모르겠다.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김지형 공론화 위원장도 폐회사를 통해 “중단-재개 양쪽이 공론화 절차를 통해 국민과 시민참여단에게 각자의 의견을 충분히 개진했다”며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시민참여단의 선택을 엄중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할 차례”라고 말했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시민대표참여단 종합토론회’ 마지막날인 15일 오후 충남 천안 교보생명 계성원에서 폐회식이 끝난 뒤 토론회 참가자들이 행사장을 나서고 있다. 천안/김성광 기자

분임토의 진행을 맡은 이도화씨는 “세션별 토의 등 숙의를 거듭하면서 의견이 변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원래 가지고 있던 생각이 더 강화되거나 여전히 잘 모르겠다고 하는 참여자도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정부의 중대한 결정을 돕는 것이니 최종 조사에서는 기권하지 않고 어느 쪽이든 의견을 밝히겠다는 분들이 대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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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론화위는 종합토론회에 참석한 시민참여단 규모(471명)와 성·연령별 최종의견 분포에 따라 오차범위를 확정하는데, 건설 중단 및 재개 의견 차이가 오차범위를 벗어나면 다수의견을 기준으로 최종 권고안을 낸다. 즉 오차범위가 ±4%포인트일 경우 양쪽 의견의 차이가 8%포인트를 초과해야 한쪽 의견을 다수의견으로 결정한다는 얘기다. 단 의견 차이가 오차범위를 넘지 않으면 △1~4차 조사결과 간 의견분포의 변화(조사가 거듭될수록 시민참여단의 의견분포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그 추이를 분석한 내용) △오차범위 내에서의 차이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권고안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