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기업들의 특징, '재생가능에너지'에 적극적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를 선언했을 때 가장 강력하게 비판한 이들은 누구였을까요? 애플의 팀쿡은 직원들에게 편지를 썼고,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는 페이스북 포스트를 남겼으며, 트위터의 잭 도시도 트윗을 남겼습니다. 구글도, 마이크로소프트도, 테슬라도, 아마존도, 세일즈포스도, 심지어 우버도 모두 같은 목소리로 외쳤습니다.

2017-09-26     그린피스 동아시아 서울사무소

구글도, 마이크로소프트도, 테슬라도, 아마존도, 세일즈포스도, 심지어 우버도 모두 같은 목소리로 외쳤습니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지 않는 것은 핵심 비즈니스 기회를 잃는 것이다."

기후변화 무대응은 핵심 비즈니스 기회를 잃는 것!

전면 광고를 싣기도 했습니다. 그들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것이 결국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일자리와 시장 그리고 성장의 기회를 창출하며, 예측 불가능한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게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마디로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 산업 경쟁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었죠.

하버드대 연구 참고)조차도 대외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파리기후협정에서 탈퇴하면 안 된다는 서한을 보냈었죠. 엑손모빌은 기후변화에 따른 위험을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투자를 유치한 혐의로 지난 2015년부터 미국 뉴욕 주 검찰 등의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이 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250개 기업 중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기업은 15개,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기업은 35개, 나머지는 입장을 정하지 않은 기업들이었습니다.

영국 씽크탱크 인플루언스맵이 발표한 주요 기업들의 기후변화 대응도 정리 그래프. (출처: 인플루언스맵 influencemap.org )

새 시대, 시장을 주도할 것인가 구시대에 머무를 것인가?

RE100은 기업들이 사용하는 에너지원을 재생가능에너지로 바꾸기 위한 캠페인으로, 2014년 시작된 이래 현재까지 111개 기업이 동참했습니다(2017년 9월 25일 기준). RE100은 각 기업별 목표 시점까지 전 사업장을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운영하겠다는 기업들의 약속입니다. 현재 RE100 기업이 사용하는 재생가능에너지 양은 뉴욕시 전체를 밝히고도 남습니다.

첨단에너지경제 (AEE: Advanced Energy Economy) 연구소에 따르면, 미국 포춘 100대 기업 중 71개가, 500대 기업의 43%가 이미 재생가능에너지를 통한 지속가능 목표를 수립했습니다(기사 참조). 그 흐름 속에서 단연 돋보이는 것은 바로 IT 기업들입니다.

이들 기업이 재생가능에너지를 선택하는 이유는 뭘까요? 기업이 왜 발 벗고 에너지 전환을 견인하고 있는 걸까요?

기업 경쟁력 평가의 지표, 기후 변화 대응!

RE100, 또 탄소공개프로젝트(CDP)나 다우존스지속가능성 지수(DJSI)와 같은 국제 이니셔티브는 업계 내에서 널리 인정받고 있습니다.

나아가, 자산 소유자의 81%와 자산 관리자의 68%는 기후 변화를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의 주요 위험 또는 기회”로 보았으며,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인텔리전스 유닛(Economist Intelligence Unit)은 개인 투자자들이 기후변화로 인해 지금부터 다음 세기까지 보수적으로 잡아도 약 4조 2천 억 달러를 잃을 수 있다고 예측했습니다. 스탠포드 대학과 UC 버클리 연구진도 최근 보고서를 발표하며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부터 정계까지 우리 사회가 그동안 작동해온 방식을 바꾸지 않는다면, 21세기 말까지 전 세계적으로 소득이 23%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소비자와 고객사도 재생가능에너지 요구하는 시대

콘 커뮤니케이션(ConeCommunications)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92%이상의 고객들은 기업이 사회, 환경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그 중 약 88%는 그 이상의 노력을 취하는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관심을 두겠다고 응답했습니다.

그린피스가 2011년 페이스북의 석탄 사용 중단을 요구하는 "석탄과 친구 끊기" 캠페인 (Unfriend Coal campaign)을 시작했을 때, 백만 명에 가까운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적극 동참했고, 페이스북은 장기 계획 하에 100%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을 약속한 최초의 IT기업이 됐습니다.

현재 일본, 중국 등에 위치한 애플 납품 업체 8곳은 2018년까지 100% 재생가능에너지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업데이트: 9월 21일, 애플은 일본 내 자사 사업장 및 판매점 운영을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운영한다고 밝혔고,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제품을 생산하는 협력업체도 6곳이 추가되었다고 새로운 소식을 밝혔습니다(관련 소식)).

새로운 경제 창출, 재생가능에너지 선도 기업들

구글은 2017년부터 자사 운영에 필요한 모든 에너지원을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조달하고 있습니다. 2012년 34%에 불과했던 재생가능에너지 사용률은 2016년에 50%로 성장했고, 올해 마침내 100%를 달성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구글은 세계 20개 이상의 풍력 및 태양광 프로젝트와 계약을 맺었고, 2.6 기가와트 이상의 전력, 즉 샌프란시스코 시 전체 전력 사용량에 버금가는 전력을 재생가능에너지로 공급받고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구글은 여러 지역의 재생가능에너지 프로젝트에 투자하면서 그 지역의 새로운 경제 성장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1980년 반핵 물결과 함께 설립된 네덜란드의 지역에너지 협동조합 두 곳 (Zeeuwind와 Deltawind)은 해당 지역의 수 천 가구뿐 아니라 구글을 포함한 4개의 글로벌 기업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풍력 발전소를 세우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 우물안 개구리 

재생가능에너지 사용 목표와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그리고 재생가능에너지 설비를 직접 설치하여 전력 수요를 충당해야 합니다. 더 나아가 정부와 지자체 정책 입안자들을 대상으로 재생가능에너지 정책을 지지하는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골고루 이익이 돌아가는 재생가능에너지 중심 에너지 시스템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정부, 기업, 시민이 모두 함께 해야 합니다.

글 | 이인성 /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IT 캠페이너

2017년 9월 25일 슬로우뉴스에 발행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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