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실험이 100년 넘게 잠자고 있는 백두산 깨울까

2017-09-26     김도훈
[UNVERIFIED CONTENT] Soldier on Mount Paektu North Korea overlooking Lake Chon. ⓒRaymond Cunningham via Getty Images

6차 핵실험을 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근처에서 규모 2.6과 규모 3.2 지진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북한 핵실험→지진→백두산 분화’ 시나리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도 이번 지진과 관련해 “6차 핵실험으로 인해 유발된 강력한 지진동이 이 지역에 그동안 쌓여 있던 지구조 응력을 배출하는 효과를 가져와 지진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페이스북에 “전문가들은 6차 핵실험 이후 풍계리 핵실험장 주변지역이 연이은 지진으로 붕괴되면 핵실험으로 발생한 방사능이 지상으로 방출되어 대기가 오염되거나 지하수층이 오염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며 “안보 문제와는 별개로 우리 정부가 중국, 일본, 러시아 등과의 국제공조에 주도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머리 위에서 핵실험으로 지진이 발생하고, 여기에 인공적이든 자연적이든 백두산 및 핵실험장 인근 지역에서 지진이 활성화되고 있다면 어떤 식으로든 남북, 그리고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이를 조사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썼다.

박 의원은 “전문가들은 백두산 화산이 분화하면 2010년 아이슬랜드 화산 분화의 1000배 이상의 규모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한반도 전역은 물론 중국까지 거대한 용암 분출, 화산재 피해, 수증기로 인한 홍수 피해로 끔찍한 재앙을 맞을 수 있다”며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을 촉구했다.

북한 핵실험장이 있는 풍계리에서 백두산까지 거리는 114㎞다. 백두산은 1903년 마지막 분화를 했는데, 2000년 들어 백두산 천지 주변에선 매달 10~15차례 지진이 발생하고 있으며, 지진파 측정 결과 백두산 밑에는 거대한 마그마 방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절대 사라지지 않는 신화:풍계리 핵실험은 백두산 폭발의 방아쇠가 될 것인가?’라는 짧은 논평을 냈다.

그는 1971년 11월6일 주변 90㎞ 안에 3개의 성층화산이 있는 미국 알래스카에서 있었던 핵실험 사례들을 거론했다. 특히 최대 5메가톤(티엔티 5000킬로톤)짜리 핵실험(실체파 규모 6.9)에도 불구하고 알래스카 알류샨 열도에 있는 62개 활화산·휴화산 중 어떤 화산도 분화하지 않았고 지진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북한 6차 핵실험의 폭발력은 티엔티 50~150킬로톤 정도로 추정된다.

‘화산 공포 파헤치기’라는 글을 썼다. 미국 네바다 핵실험장(NTS)에서는 미국이 지하에서 터뜨린 핵실험 1021건 가운데 무려 921건이 실시됐다. 네바다 핵실험장은 지구상에서 가장 큰 화산 칼데라 중 하나인 캘리포니아주 롱 밸리 칼데라 끝자락에서 289㎞ 떨어진 곳에 자리하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지하핵실험이 캘리포니아를 흔드는 지진을 일으킬 수 있는지 조사했지만 명백한 상관관계를 찾지 못했다”고 했다.

그래도 핵실험으로 인한 지진과 화산 폭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블랙 스완’이 나타나면 관찰과 경험에 근거한 세계는 한번에 뒤집힌다. 그런 탓인지 파비안도 ‘화산 폭발 신화’의 논평을 이렇게 끝맺었다.

“바라건대 화산 공포가 신화로 남기를.”(Hopefully this volcanic panic is one myth that can be put to r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