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속] 저는 제 아내를 죽이지 않았습니다

아내를 잃은 뒤, 저는 무언가를 더 잃는다는 것에 대한 공포를 완전히 상실했습니다. 제가 K 박사를 고소해서 왜 괴로움을 겪겠습니까? 제가 지금보다 더 큰 고통을 겪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제가 하려는 일을 막는 것뿐입니다. 저는 시간과 돈이 아무리 들더라도, 그 날 제 아내가 왜 죽었는지 알아내기 위해서 어떤 위험이라도 감수할 것입니다. 제 아들이 어머니와 같은 세상에 22시간 밖에 함께 있지 못했던 이유를 설명해주고 싶습니다.

2017-09-22     黒岩揺光

*이 글은 지난 2016년 12월 8일 올라온 쿠로이와 요코의 블로그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그러나 형사기소 성공률이 99.9%인 일본과는 달리 요르단에서는 50% 정도에 그칩니다. K 박사는 요르단에서 영향력있는 사람들을 많이 알고 지내기 때문에, 법원에서 어떻게 될지는 아직 모릅니다. 그래서 모든 독자들에게 간청하고 싶습니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과 이 기사를 공유해, 요르단 사법부에 보내는 메시지가 되게 해주십시오. 전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번 사건을 지켜보고 있다는 걸 그들이 알게 해야 합니다.

이제까지 여러 장애물들이 있었습니다. 첫 장애물은 병원이었습니다. 그들은 제게 아내의 시체를 어디에 매장할지, 요르단인지 한국인지 일본인지 빨리 결정하라고 했습니다. 의료 과실을 다룬 유명한 일본 드라마 '하얀 거탑'을 본 저는 즉시 부검을 요청해야 한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요르단에서 일하는 U.N. 직원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이 분야의 전문 변호사를 소개해 달라고 했습니다. 아내가 세상을 뜬지 4시간 뒤에 변호사가 병원에 찾아왔고, 부검 일정이 잡혔습니다.

일부 친구들도 장애물이 되었습니다. 요르단에서 U.N. 의사로 일하는 친구에게 병원에서 가져온 의료 서류를 전부 보여주었더니 친구는 "과실이 있었던 것 같진 않아. 병원에서 수혈을 많이 해줬는데."라고 말했습니다. 이 친구가 소개해준 요르단 의사도 서류에 문제는 없다고 했습니다. 며칠 뒤 같은 서류들을 일본의 산부인과 의사들에게 보냈더니 그들은 "우린 이런 걸 의료 기록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환자의 바이탈 사인조차 나와있지 않아요."라고 대답했습니다. 친구와 요르단 의사는 그저 이 일에 관여하고 싶지 않았고, 내가 K 박사를 고소하는 걸 간접적으로 막으려했던 걸까요? "이 일에 그렇게 에너지를 쏟아서 뭐하게?"라고 물은 친구들도 많았습니다.

가장 큰 장애물은 적합한 변호사를 찾는 일이었습니다. 요르단에서 6개월밖에 살지 않았던 저는 요르단 사법 체계에 익숙하지 않았습니다. 왕족과 깊은 친분이 있는 의사를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할 변호사가 있기는 할까 싶었습니다. 부검을 맡았던 첫 변호사는 K 박사가 작성한 의료 보고서를 포함한 검시 보고서를 보고 "이걸론 고소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즉시 계약을 파기했습니다.

저는 허프포스트 일본판에 수진의 죽음에 관한 상황을 자세히 적은 블로그 글을 올렸고, 아사히 신문이 제 글을 가져갔습니다. 한 친구가 그 글을 한글로 번역해, 허프포스트 코리아에도 올라갔습니다. 아랍어와 영어로도 번역되어, 저는 요르단에 살고 있는 외국인 단체와도 공유했습니다. 이 단체 회원은 1만 명이며, 그들 상당수는 자기 친구들과 다시 공유했습니다. 한국의 다른 매체에서도 이 이야기를 방송했으며, 요르단 왕가 사람과 함께 일하는 친구가 그에게 이 글을 보여주었습니다. 일본과 한국 외교부에 지인이 있는 제 친구들은 요르단의 일본, 한국 대사관에 글을 전했습니다.

2016년 9월 7일에 K 박사는 제게 아내의 사망을 알리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병원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은 처음입니다." 제가 겪던 감정적 충격과 더불어, 이 발언은 저를 격분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병원에서 이런 일이 있었던 게 처음인지 아닌지가 저와 무슨 상관입니까? 그 발언은 병원의 명성을 지키려는 그의 마음을 보여주는 것에 불과합니다. 제가 아내와 아이의 생명을 그런 사람에게 넘겼다는 것이 너무나 무력하고 죄스럽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K 박사가 앞으로도 같은 실수를 또 저지를 것이라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수진의 죽음에 관한 진실을 밝혀, 그런 비극이 또 일어나는 것을 막는 게 제 의무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재판에서 진심이 담긴 솔직한 설명을 들을 수 있길 바랍니다.

허핑턴포스트JP의 続:私は妻を殺してないーヨルダンの皇室担当の産科医が起訴された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