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낳았다는 이유로 해고된 여자 경찰이 5년 만에 '승리'한 사연

2017-09-22     곽상아 기자

스테파니 힉스는 경찰 일을 좋아했다.

마약 관련 업무는 위험할 때가 많다. 힉스는 매춘부나 마약 딜러로 위장하고 근무한 적도 있지만 일을 좋아했다. 터스컬루사에서 자라며 처방전 약품 남용이 자신의 지역 사회에 미치는 해악을 봐왔기 때문에, 힉스는 마약 관련 이슈에 집중하고 싶었다.

그리고 아기가 태어났다. 힉스는 12주 동안 갓 태어난 아들과 함께 집에 있었다. 출산 과정에서 아기의 쇄골이 부러져 각별한 주의가 필요했다. 아기는 배앓이를 하며 내내 울어댔다. 힉스는 거의 하루 종일 모유 수유를 하거나 전기 펌프로 유축을 해야 했다.

업무에 복귀하지 않을 생각도, 복귀 후 모유 수유를 그만둘 생각도 없었다고 힉스는 말한다.

그러나 복귀하자 아무것도 힉스의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상사들은 유축을 위한 시간을 내주지 않았고, 다른 문제들도 있었다고 한다.

상사들은 모유 수유와 경찰 업무 중 하나를 고르라고 했다.

그러나 힉스는 포기하지 않았다. 힉스가 출산 휴가를 사용하는 것을 상사들이 탐탁치 않게 생각한다고 동료가 귀띔해준 뒤, 힉스는 상사들과의 대화를 몰래 녹음했다. 이를 증거로 힉스는 터스컬루사 경찰서에 소송을 제기했다.

9월 초에 터스컬루사 경찰서가 연방 임산부 차별 금지법을 위반했다는 판결이 나왔다. 고용주는 부상을 입은 고용자들을 대할 때와 마찬가지로 모유 수유를 하는 고용자들을 위한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는 첫 판례다.

“내 가족은 이 싸움을 위해 큰 희생을 치렀다. 우리는 친구와 동료를 잃었고, 직업적으로 큰 피해를 겪었고, 조롱, 비웃음, 보복을 당했다. 하지만 나는 다시 돌아간다 해도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다.” 힉스의 말이다.

출산 휴가 후의 복귀는 쉽지 않다. 특히 첫 아이를 낳은 경우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힉스가 겪은 일은 심했다.

힉스는 상사 두 명이 ‘어떤 수를 써서라도 저 년을 없앨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우연히 들었다.

힉스는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몰라 어안이 벙벙했다고 한다. “나는 무슨 일이냐고 계속 물었다. 나는 출산 휴가를 쓰고 아기를 낳은 것뿐인데 그들은 내가 형편없는 경찰이라고 말했다. 근거없는 말이다.”

상사는 설명은 하지 않고 힉스에게 자기가 “화났다”고 외치며, 마약 부서에 있을 자격이 없다고 하며 “짐 싸서 나가. 난 네가 나갔으면 좋겠어.”라고 말한다.

힉스가 출산 휴가를 사용했을 때, 힉스의 동료는 리처드슨이 힉스가 너무 오래 쉰다고 불평하는 걸 들었다고 한다(12주는 법으로 정해진 출산 휴가 기간이다). 힉스는 복귀 뒤 리처드슨이 자신을 욕하는 것을 우연히 들었다.

힉스는 강등된 다음 날 상사들에게 이를 이야기하고 진단서도 제시하며 내근직을 요구했다. 아프거나 부상을 입은 경찰이 임시로 내근직을 맡는 일은 흔히 일어난다.

힉스는 인사팀과 투스컬루사 법무부에도 항의했으나 소용 없었다.

“그건 낙하산 없이 비행기에서 뛰어내리라는 말과 같다. 모욕적이었다.”

2016년 2월의 재판은 고통스러웠다고 한다.

“가슴 아픈 말들이 많이 나왔다. 증인 하나는 내 상사가 내가 출산 휴가를 그렇게 길게 써서는 안 됐다며, 나를 쌍년(cunt)라고 하는 걸 들었다고 했다.”

투스컬루사 시가 항소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허프포스트가 투스컬루사 경찰서에 문의하자 경찰서는 법무팀에 문의하라고 했고, 법무팀은 투스컬루사 시 대변인에게 문의하라고 했다. 시 대변인은 “우리는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지만, 이번 결정에 강력히 반대한다. 현재 시는 다음이 밟을 단계를 평가하고 있다.투스컬루사 시와 경찰서는 모든 개인들을 수용할 수 있으며 차별과 보복이 없는 일자리를 제공하려 애쓴다.”는 성명을 냈다.

건강보험법은 수유 중인 여성이 유축을 할 수 있는 위생적이며 독립된 공간을 제공하라고 명시하고 있으나 투스컬루사는 제공하지 않았다. 힉스는 라커 룸에서 유축했다. 가끔 관리인이나 민간인이 지나가기도 했다고 힉스는 허프포스트에 말했다.

“급하게 해야 할 때가 많았다. 상사가 무전기로 ‘가슴 집어넣어’라고 말하기도 했다.”

힉스가 2013년에 소송을 제기한 이후 경찰서는 모유 수유 중인 여성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었다.

2015년에 이 법을 재확인하는 판결을 내렸다. UPS는 부상당한 남성 직원들에게는 가벼운 짐을 들게 해주면서도, 임신한 여성 직원에게는 같은 배려를 해주지 않았다.

힉스 판례는 고용주가 수유 중인 여성들에게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는 첫 사례다. ‘생물학의 기본적 사실’을 법이 따라잡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내가 아들에게 수유하기 위해 직장을 버린 것에 의문을 품는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 가족이 재정적으로 위태로워졌지만, 나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강요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다른 사람들이 이해하길 바란다.” 아들의 다섯 번째 생일을 준비하며 힉스가 말했다.

“전국에서 여러 어머니들이 비슷한 상황의 이야기를 전해왔다. 수유냐, 직장이냐, 하나를 골라야 하는 경우였다. 여러 어머니들이 같은 느낌을 받았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누군가 행동해야 변화가 일어난다.”

* 허프포스트US의 This Cop Had The Audacity To Have A Baby. So Her Bosses Got Rid Of Her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