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누크 헬기를 바가지 썼다는 보도에 대한 논란을 살펴봤다

2017-09-20     김태우
TOWNSVILLE, AUSTRALIA - JUNE 16: An Australian Army CH-47 Chinook helicopter is seen taking off from Lavarack baracks at the completion of the 3rd Brigade Live Fire Exercise 'Brolga Strike' on June 16, 2017 in Townsville, Australia. Exercise Brolga Strike will certify 3 Brigade as the Ready Combat Brigade assigned to support Austraia's operational land force commitments and contingency requirements. (Photo by Ian Hitchcock/Getty Images) ⓒIan Hitchcock via Getty Images

논란이 시작된 것은 JTBC의 보도다. JTBC는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자료를 바탕으로 "박근혜 정부가 45년 된 중고 미군 헬기 14대를 1500억원을 내고 들여왔는데, 노후화된 탓에 개량해 사용할 수도 없어졌다"고 주장했다.

JTBC는 군이 대형기동헬기 2차 도입 사업으로 2014년에 주한미군이 쓰던 치누크 D형 14대를 한 대당 58억원에 사들였다고 밝혔다.

다른 문제도 있었다. 미군이 GPS가 연동된 항법장비를 제거한 뒤 판매하면서 악천후 때와 해상 임무에는 투입되지 못하고 있으며, 생존장비인 미사일 경보체계도 없다. 또 바닥엔 방탄 설치가 제대로 안 돼 있고 제자리 비행 시에는 자동 기능이 없어 수동 조종을 해야 하고 계기판도 아날로그인 탓에 정보 확인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JTBC의 보도가 정확하지 않다는 반박도 이어졌다. 군수 장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말 45년이나 된 헬기인가?

위키피디아를 보면, 미국 보잉사가 1962년 시제품을 생산해서 1968년부터 미군에 납품을 시작했다. 치누크는 인디언 부족의 이름에서 따왔다.

한국군도 현재 치누크 헬기를 운영하고 있다. 1988년부터 도입을 시작해 육군과 공군 등에 20대의 CH-47D 기종이 있다.

문제는 이 기종이 1979년부터 공급이 시작됐기 때문에 "45년 된 기종"이라는 표현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이 내용은 미국 정부가 공개하고 있는 자료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국(DSCA)은 2013년 12월3일 한국군에 CH-47D 14대 등을 1억5100만 달러에 매각하며 대상 기종은 모두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캠프 험프리스(Camp Humphrey)에서 사용하고 있는 기종이다"라고 밝혔다.

chinook-helicopter.com에서는 미군이 공개하고 있는 해외 군용자산 판매(FMS) 내역을 통해 캠프 험프리스에서 매각된 CH-47D 기종대부분의 등록 번호(tail number)를 확인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기체의 생산연도를 따져보면 37~46년 수준으로 나온다.

바가지를 쓰고 사온걸까?

그렇다면 새 기종으로 들여오면 어느 정도나 들까?

25만1천 달러에서 32만 달러라고 나온다.

그러나 엔진 성능 등을 따지면 저렴하게 구입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정비가 정말 어려운걸까?

뉴스1에 따르면 군 관계자는 "부품 판매 중단과 오랜 연식으로 마치 당장 사용할 수 없는 것처럼 인식되는데 그렇지 않다"고 해명했다.

GPS 항법장치가 배제된 상태로 도입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GPS는 헬기에 장착된상태로 도입됐다"며 "다만 관련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미 정부의 행정 절차가 길어져서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방탄판이 없는 것에 대해 무명인의 국방이야기는 "이번에 중고로 들여온 CH-47NE의 임무 중 하나가 일종의 '전방전개 급유 헬기'로 사용한다"며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