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 특수학교 반대' 불 지핀 김성태발 '가짜뉴스'

김 의원이 배포한 보도자료를 요약하면, 교육청이 마곡지구에 특수학교 관련 대체부지 요청을 했고 서울시가 이를 '받아들였'는데 교육청이 '성사 직전' 입장을 바꿨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김 의원은 박원순 서울시장 설득과 지역주민 갈등을 막는 등 최대한 노력을 다했음에도 특수학교를 반대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깝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교묘히 다르다.

2017-09-14     비마이너

김 의원이 배포한 보도자료를 요약하면, 교육청이 마곡지구에 특수학교 관련 대체부지 요청을 했고 서울시가 이를 '받아들였'는데 교육청이 '성사 직전' 입장을 바꿨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김 의원은 박원순 서울시장 설득과 지역주민 갈등을 막는 등 최대한 노력을 다했음에도 특수학교를 반대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깝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교묘히 다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서울시는 대체부지 요청에 오히려 곤혹스러워하고 있었다.

지난 5일 서울시교육청 주최로 열린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 주민토론회에서 발언하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오른쪽엔 12일 김성태 의원실이 배포한 보도자료.

대체부지 요청에 서울시 '긍정'적으로 검토? NO, 오히려 '곤혹'

교육청은 올해 1월 19일 서울시에 '강서구 마곡지구에 학교용지 확보를 위한 도시계획시설 변경 요청'을 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2월 6일 "공진초교 이전부지를 활용하여 특수학교 신설이 어렵다고 결정되면, 교육청에서 요청한 마곡지구 입지에 검토 가능"하다고 응답했다. 교육청이 요청한 마곡지구 내 부지는 일찍이 서울시가 서울식물원을 조성하려고 한 부지 중 일부로, 교육청은 50만 4012㎡ 중 4700㎡에 대한 사용을 요청했다.

푸른도시국은 "식물원 내에 특수학교 부지가 꼭 필요하다면 그와 동일한 면적을 식물문화센터 옆 유보지에 추가 확보해야 한다"면서 도시공원위원회 자문도 받아야 한다고 답했다.

부지 소유자인 SH 또한 대체 녹지율을 확보하고 시공 부분에 대한 매몰 비용이 발생한다면서 관수용 수원 별도 확보, 상·하수 라인 및 배수관로 재조정 등의 공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마곡지구는 주택에서 최소 50m, 최대 2~3km 떨어져 있고 기업이 입주해 있어 주민반발이 적을 수 있다. 공진초는 바로 앞이 아파트라 반발이 심한데 그렇게 갈등하면서까지 (지을 필요 있나)."라면서 "마곡에서 주민반발이 있다면 김성태 의원이 책임지고 막겠다는 입장"이라고 답했다.

김성태 "마곡지구 주민 반발 적을 것" 주장 ...NO, 일찍이 '민원 빗발쳐'

작년 여름, 마곡지구 내 특수학교 설립 소문이 들리자 당시 마곡지구 주민이 모인 온라인카페에선 이에 대한 논쟁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당시 카페 회원 수가 1만 3000여 명을 넘는 이 카페엔 '특수학교 관련 민원' 카테고리가 별도로 있을 정도였다. (▷ 관련 기사 :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 ...또다시 시작된 "우리 동네엔 안 된다!") 최근 강서구 특수학교 논의가 다시 달아오르자 카페 내 분위기도 덩달아 달아오르며, 대체부지로 마곡지구가 거론되는 것에 대해 불편해하는 눈치다. 온라인 분위기로 미루어보았을 때, 공진초만큼이나 오프라인에서도 조직적 반대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마곡지구 주민이 모인 온라인카페. 최근 강서구 특수학교 논의가 다시 달아오르자 카페 내 분위기도 덩달아 달아오르고 있다. 이곳엔 '특수학교 관련 민원' 카테고리가 별도로 있다. 사진은 '특수학교 관련 민원' 게시판 내 게시물들.

오히려 마곡지구 주민들은 더욱 극렬하게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 '그쪽에서 기피한 시설을 왜 이곳에 들이미느냐'고 물을 것이며, '우리가 반대하면 다른 곳으로 옮겨갈 수 있겠구나'라고 믿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될 경우, 주민 반대에 떠밀려 설립예정지를 변경한 선례만 남길 뿐이며, 결국 강서구 특수학교는 그 어디에도 설립될 수 없다.

공진초 이적지는 서울시 교육청 부지다. 그런데 마곡지구는 교육청 부지가 아니라 SH 부지이고, 그곳엔 이미 서울시가 서울식물원을 짓기로 예정했다. 마곡지구에 특수학교가 설립되려면 땅 매입, 공원부지→학교부지로 용도 변경, 주민 의견 수렴과 함께 애초 계획한 서울식물원 설립 계획도 변경해야 한다. 교육청 관계자는 "공원부지에서 학교부지로 용도 전환하는 데만 1년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부지 변경 시 주민공람절차가 있기에 주민 의견도 반드시 수렴해야 한다. 마곡지구로 특수학교를 설립한다는 소문이 들릴 때 이미 교육청엔 마곡지구 주민의 집단 민원이 빗발쳤다. 교육청 관계자는 "용지 전환 주체가 교육청이 아니라 서울시이기에 (주민 반발을 무릅쓰고 특수학교를 설립할) 확실성 담보가 안 된다"면서 "불확실성에 기대 학교 설립을 추진할 순 없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당신이라면 어느 부지를 택하겠나?

그래서 묻고 싶다. 마곡지구에서 주민 반발이 있을 경우 '책임지고 막겠다'는 김성태 의원님, 지금 이곳 공진초 부지에서 '책임지고 최선을 다해' 막아주면 안 될까요?

강혜민 기자 skpebble@beminor.com

* 이 글은 비마이너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