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이가 있는 게이 남성이다. 상황이 나빠질 거라는 걸 안다

2017-08-30     김도훈
Man sitting with dog on sand dune at Dutch beach on wadden island Texel ⓒIvonneW via Getty Images

옛날 옛적에는 늠름했던 내 몸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느리지만 사실이다. 서서히 쇠퇴하고 있다. 셰어를 제외한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일이다.

나처럼 게이이고, 독신이고, 아이가 없다면, 수십 년 전의 현실이 그랬듯 미래도 예측이 불가능하다. 내가 아는 50대 게이 남성 대부분은 결혼했고, 상당수는 아이를 키운다. 모두 사랑에 빠져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게 중요한지조차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그들이 서로와 가족들을 통해 갖고 있는 안정성이 부럽다.

우리 선조들과는 달리, 이 나이에 결혼도 하지 않고 파트너도 없는 게이라면 독신인 이성애자들이 받는 것과 비슷한 비난이 쏟아진다. 넌 문제가 뭐니, 왜 정착하지 않았니, 왜 그렇게 까다롭니? 혹은 넌 파트너, 아이, 집을 원하지 않는구나. 너는 혼자 지내는 생활이 행복하구나. 그러니 나는 널 그냥 무시하고, 디너 파티에는 초대하지 않을게. 그건 커플들을 위한 자리니까.

60세가 넘은 게이 남성이 외롭다, 가족이 없다, AIDS 때문에 친구들이 없다, 자신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쓴 글을 읽으면 마음이 아프다. 그들 중 상당수는 수십 년 전에 자신의 핵가족들로부터 버림받았고, 붙잡을 생명선이 없었다. 내겐 형제 자매가 있고, 그들의 배우자와 대가족이 있다는 사실에서 위안을 찾긴 하지만, 나는 나도 그들과 같은 방향으로 갈 수 있었음을 깨닫는다. 지금은 괜찮다. 우리의 삶이 언제나 화려하게 보이게 만들기 위해 출판계에서 사용하는 ‘멋진 50세’ 등의 달콤한 이름이 주는 일시적 짜릿함에 영향을 안 받지는 않는다. 우리는 모두 겁에 질렸다. 우리는 모두 죽을 운명이다.

내 또래 독신 게이들은 일주일이 멀다하고 나이가 드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이야기한다. “겁쟁이들이 견딜 수 있는 일이 아니야.” 아이러닉하게도 이 말은 노화를 완벽하게 표현하고 있다. 우리 대부분은 부모님들의 자연스러운 노화를 목격했거나 목격하고 있다. 우리도 멀지 않았음을 알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표현을 가장 많이들 쓴다. 고양이와 살거나 다른 독신 친구와 사는 경우에도 그렇다.

여러 해 전 70대 남성이 내게 섹스를 하면 100달러를 주겠다고 제의했고, 나는 동의했다. 돈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 같았고, 난 내숭을 떠는 편이 아니다. 그에 대해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그는 굉장히 외로워 보였고 은퇴한 뒤 제법 넉넉히 지내는 것 같았다. 여행 이야기를 많이 했고 스쿠버 다이빙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내가 잘 한 건지, 그에게 상처를 주었는지 도움을 주었는지는 모르겠다. 어쩌면 그는 그런 일을 자주 하는지도 모른다. 그에게 자유를 느끼게 해주는 일인지도 모른다. 나처럼 그도 빨리 잊었을 수도 있다. 그가 외로움에 더욱 깊이 빠졌을 수도 있다. 나는 답을 가지고 있지 않다. 언젠가 내 스스로 알게 될 거라는 건 알겠다.

허핑턴포스트US의 I’m An Older Gay Man And I Know It Will Get Worse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