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서 형사들이 5년 전 '집단 성폭행범' 끈질기게 추적한 과정

2017-07-24     곽상아 기자

5년 만에 붙잡을 수 있었던 것은 가해자들을 끈질기게 추적한 서울 도봉경찰서 형사들의 역할이 컸다.

동아일보가 7개월간 수사를 진행했던 도봉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이동현 경위(팀장), 박태부 경위, 강원선 경사, 이종옥 경위를 인터뷰한 바에 따르면, 이들은 피해자 A씨가 겨우 기억해낸 '단 하나의 증거'를 끈질기게 추적한 끝에 범죄자들을 붙잡을 수 있었다.

아래는 동아일보가 전한 수사 진행 과정이다.

- 피해자 A씨, 서울 도봉경찰서에 집단 성폭행 신고

수사팀은 지워지지 않는 문신이 결정적 물증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해 A씨의 기억을 고리로 수사를 진행하기 시작한다.

- A씨를 모텔로 부른 친구(여성)를 수소문하고, 여성의 진술과 SNS 등을 토대로 사건 당시 현장에 있던 남성들을 찾게 된다.

- 소환 조사 시작. 송모씨의 어깨에서 '잉어 문신'을 발견.

4월

피해자와 피의자 친구들을 찾아 장흥, 광주, 담양, 부산 등 전국을 1만 km 이상 다님

- 그러던 중 유일하게 소환에 응하지 않았던 피의자 남성 위모씨가 사는 부산에서 위모씨 친구로부터 '결정적 단서'를 듣게 됨. '송씨가 화장실에서 여고생을 성폭행했다고 하는 얘기를 친구 위씨가 했다'는 진술이 바로 그것.

- 위씨는 얼마 전 결혼해 아이가 있는 상태였는데, 형사들이 '떳떳한 아빠가 되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설득해서 '잉어 문신'이 있는 피의자 송모씨가 당시 상황을 주도했다는 자백을 받아냄

- '잉어문신' 피의자인 송모씨에게 구속영장이 발부됐으며, 나머지 가해 남성 5명과 동창인 여성 1명은 불구속 입건돼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됨

오마이뉴스가 여성가족부 2010년 성폭력 실태조사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성폭력 피해자 중 경찰에 도움을 요청한 비율은 고작 2.9%밖에 되지 않는다. 경찰에 신고해 수사를 진행했음에도 사건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는 걸 11명 중 4명이 경험했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번 사건의 도봉경찰서 형사 같은 이들이 많아진다면 2.9%라는 숫자가 조금씩 늘어날 수 있지 않을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성폭력 피해에 대한 이해, 그리고 성폭력 통념들에 대한 깊은 성찰이다. (오마이뉴스 7월 21일)

경찰은 상담 전화를 받은 해당 경찰관이 피해자를 찾아가 조사를 할 수도 있었던 점, 현 주거지 인근 경찰서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안내하지 않은 점 등에서 부적절한 근무 태도를 보인 것으로 판단해 감찰 조사를 진행했다.

중앙일보 7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