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에서는 이 식사법이 유행이다

2015-05-26     원성윤
ⓒ연합뉴스/아스테크니카닷컴

일벌레로 알려진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창업자 엘런 머스크가 최근 발간된 그의 전기에서 안타까워 한대로, 실리콘 밸리의 일벌레들 사이에 말 그대로 밥 먹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 미숫가루 같이 생긴 대용식으로 끼니를 대신하는 유행이 일고 있다.

뉴욕타임스가 지난 24일(현지시간) 소개한 한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쉬모일렌트라고 불리는 가루 450g을 물 1.9리터와 마카다미아 기름 3과 2분의 1티스푼에 타서 냉장해뒀다가 다음날 용기 2개에 담아 출근해선 수시로 이를 홀짝이면서 아침과 점심을 대신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하면 식사를 위해 자리를 뜨는 일 없이 프로그램 개발에 전념할 수 있어서 좋다는 것.

롭 라인하트는 무선통신 회사에서 소프트웨어 엔니지어로 일하던 중 일에 치어 먹는 게 너무 부실하다는 생각에서 자신과 같은 일벌레들을 위한 음식을 만들기로 하고 마그네슘, 아연, 식이섬유, 비타민 등 각종 영양소로 구성된 소일렌트를 개발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설명했다.

이 회사는 구체적인 재무상태를 밝히진 않았지만, 분기 판매량이 천 톤(t) 단위이며 투자유치액도 2천450만 달러에 이른다.

이에 따라 벤처 투자금이 이들 업체에 쏟아지고 있으며, 소셜 뉴스 사이트인 레딧의 창업자 알렉시스 오하니안 같은 투자자들은 자신들이 이 대체식품의 애호가이기도 하다.

이들 대체식품 업자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시판되고 있는 보조 식품들의 경우 설탕과 단백질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반면, 자신들 것은 영양소들로만 구성돼 따로 식사를 할 필요없이 이것들만 먹고도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신이 팔기는 하지만, 비닐봉지에 포장돼 있는 등 허술해 보이는 이런 식품을 "사람들이 도대체 왜 사지?" 하는 의문이 들었다는 것.

"엔지니어들에게 가족 만찬 같은 것은 이미 환상이다. 그저 일하는 데 필요한 칼로리만 최대한 빨리 섭취하자는 생각"이라고 최근 경영난에 빠진 소프트웨어 신생기업의 창업자 알렉산드로스 코스티바스는 말했다.

"먹는 데 낭비된 시간은, 실리콘 밸리 식 표현을 빌자면, 최고 기술자들에게도 '통점(pain point)'인 셈"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그러나 편하긴 하지만 밍밍한 맛에 도저히 적응하지 못하고 먹기 좋게 초콜릿 등을 가미하는 사람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