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만원'을 구인광고로 내건 약국이 있다(인터뷰)

2017-06-12     곽상아 기자

“새 정부가 개혁을 위해 과감한 행보를 내딛는 것을 보면서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얻은 결론이 ‘최저임금 1만원'이었습니다.”

<망원동 좋아요> 페이스북 페이지에 “함께 일하실 분을 찾습니다”라고 운을 딨 구인 광고가 올라 관심을 모았다.

장씨가 구인 광고에 ‘시급 1만원’을 내걸게 된 배경은 뭘까. 그는 평범한 시민으로서 새 정부에 힘이 되고 싶었다고 한다. 또 ‘헬조선’ 탈출을 희망하던 청년들에게 힘이 되고 싶었던 바람이 계기가 됐다.

와 한 통화에서 “우리가 촛불 혁명으로 세운 새 정부다. 정권을 잃은 쪽에서 절대 가만히 있지 않으려고 할 텐데, (새 정부를 세운) 주체였던 시민이 새 정부에 튼튼한 배경이 되어줘야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절망스러웠던 사회에 다시 빛이 들고, ‘헬조선’이라는 (한국 사회) 탈출을 꿈꾸는 청년들을 다시 꿈꾸게 하려면 우리가 지켜야 한다”면서 “평범한 시민으로서 (새 정부에) 조금이라도 힘을 보탤 수 있는 게 뭘까. ‘나부터 (최저임금 1만원을 시도) 해보자’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장씨는 “현실은 아주 어렵다. 임금 인상할 때, 시급 천원을 더 올리는 부분에 벌벌 떠는 게 저다. 시급이 만원이 되면, 직원들 급여가 150%가 인상된다”면서도 “최저임금 1만원은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하는 (방향인) 것이고, 직원들의 저임금에 기대 제 수입을 보전하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지만, 그는 실정이 어려운 영세 사업자들에게 자칫 피해가 될까 깊이 우려했다. 약국 인력을 모집하는 온라인 누리집 대신, 지역 사람들이 자주 드나드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구인 공고를 게재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시급 1만원을 내걸고 구인을 하게 되면, 다른 약국들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생각에 (약국 인력 모집을 하는 사이트에) 올리지 않았다”고 했다.

이 약국의 본격적인 ‘시급 1만원’ 실험은 9월부터 시작된다. 여름철 비수기에 접어드는 약국 살림은 넉넉하지 않다. 약국을 방문하는 고객이나 환자가 줄고, 매출도 반 이하로 줄어 현상유지가 어렵다고 한다. 장씨는 아르바이트 노동자가 결정되면 일을 배우는 수습기간 3개월을 거친 뒤, 9월부터 시급 1만원을 지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