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은 일어섰다, 오직 맨주먹으로 | 6월항쟁에서 촛불시민혁명까지!

촛불시민혁명은 그냥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4·19에서 부마항쟁과 5·18로, 5·18에서 6월 민주항쟁으로, 6월 민주항쟁에서 노동운동과 시민사회의 발전으로, 그렇게 면면히 이어온 우리 민초들의 투쟁과 저항의 역사가 있었기에, 그 놀라운 역사적 경험에 대한 만인의 공유가 있었기에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시민의 촛불시민혁명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6월항쟁 30주년은 더더욱 큰 의미가 있다. 6월항쟁에서 시작해서 미완이었던 시민혁명이 드디어 한 세대를 거친 30년 만에 비로소 1차적으로 완성되었기 때문이다.

2017-06-08     안진걸
ⓒ한겨레

지금 보고 들어도 가슴에 뜨거운 것이 치밀어 오른다. 삼십년이 지났지만 그때 그 함성은 여전히 뜨겁고 생생하기 때문이다. 한 세대가 흘렀지만 그때 쓰러져간 박종철 열사와 이한열 열사를 생각하면 여전히 참혹하기 때문이다. 정권과 경찰에 고문당해 죽고, 최루탄에 맞아 죽은 이 학생들과 유가족들의 한 맺힌 세월을 어찌할 것인가. 아무리 좋은 세상이 와도 위로가, 보상이 되지 않은 이 실존의 부재를 어찌 감당할 수 있을까. 그뿐인가. 그때로부터 삼십년이나 흘렀지만, 전두환 군부독재 때와 비슷하게 노동자 한상균 위원장은 감옥으로 끌려갔고, 농민 백남기 어르신은 억울하게 세상을 떠나야만 했다.

민심의 바다가 이루어낸 또 하나의 대역사

그리고는 드디어 2016년 10월 촛불시민혁명이 시작되었다. 수없이 많은 국민의 분노와 열망이 모이고 모여들어 다시 투쟁의 대역사가 살아났다. 그 뜨거운 민심은 지천으로 시작해서 곧 강이 되었고, 결국 바다가 되어 모든 추악한 것을 삼켜버리고 잠재워버렸다. 대통령 박근혜를 끌어내리고 감옥에 가두었고, 권력자 이재용 역시 감옥으로 보내버렸으니 이 얼마나 위대하고 엄청난 반전인가.

오늘 우리는 위대한 촛불시민혁명과 국민들의 승리를 칭송하고 있고, 문재인 대통령도 5·18 추모사에서 현 정부는 촛불시민혁명을 계승한 정부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촛불시민혁명은 그냥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4·19에서 부마항쟁과 5·18로, 5·18에서 6월 민주항쟁으로, 6월 민주항쟁에서 노동운동과 시민사회의 발전으로, 그렇게 면면히 이어온 우리 민초들의 투쟁과 저항의 역사가 있었기에, 그 놀라운 역사적 경험에 대한 만인의 공유가 있었기에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시민의 촛불시민혁명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6월항쟁 30주년은 더더욱 큰 의미가 있다. 6월항쟁에서 시작해서 미완이었던 시민혁명이 드디어 한 세대를 거친 30년 만에 비로소 1차적으로 완성되었기 때문이다.

촛불시민혁명, 아직 끝이 아니다

촛불시민혁명의 또다른 전개를 통해 그동안 짓밟힌 민주주의와 인권을 다시 회복하고, 이 나라의 주인인 우리 민초들의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세월호, 메르스, 가습기살균제, 산재 등으로 민초들이 더이상 허망하고 억울하게 죽임을 당하는 그런 나라가 아니라 참으로 안전한 나라를, 남북관계의 긴장과 불필요한 대결이 종식되고 화해와 평화가 넘쳐나는 나라를 반드시 만들어나가야 한다. 1987년 이한열 열사의 장례식장에서 추모사를 하던 고 문익환 목사처럼 '박종철 열사여, 이한열 열사여......' 또 수없이 많은 민주열사들을 다시 한번 목 놓아 불러본다.

* 이 글은 창비주간논평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