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비혼·싱글 연구 전문가는 "결혼하지 않는 사람이 늘어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한다(인터뷰)

2017-06-05     박수진
Young girl is watching sunset over Tokyo in Odaiba. ⓒpraetorianphoto via Getty Images

"생애 미혼율, 남성이 23%, 여성이 14%로 급증해 사상 최고"라는 내용의 조사 결과가 보도되면서, 인터넷에는 절망감과 죄책감을 표현하는 단어가 넘쳐났다.

"생애 미혼율 급증"을 보도한 한 신문 기사는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이) 고립될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결혼한다고 해서 "고립될 위험이 없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 '독신 남성'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며 이 책을 쓰게 됐다고 들었다. 왜 '독신 남성' 그룹을 연구하기 시작했나?

일본에서 싱글 남성 인구는 싱글 여성보다 3백만명 더 많다. 평균 초혼 연령도 30세 이후로 넘어가며 '만혼화'도 진행되고 있다. 가장 소비 지출 액수가 높은 그룹이 인구도 많은 데다 싱글 생활 기간도 길어지는 것이다. 시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잠재력이 어서 마케팅 차원에서 '솔로 남자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 첫 번째가 '결혼하지 않는 남자들'이고 두 번째가 '초 솔로사회'다.

지금까지는 '싱글' 인구들은 어느 정도 '세대'로 분류할 수 있었다. 고졸, 대졸 등의 개인차가 있지만 남녀 모두 20대 초반에 일하기 시작하며, 결혼도 대체로 20대일 때 했다. 30대 초반에 아이가 태어나 50세가 되면 아이가 독립했다. 모두 나이에 따라 같은 인생의 단계가 진행된 것이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세대론'이라는 게 의미가 있었다.

- 1인 가구, 1인 소비자를 위한 상품들이 많아졌다. 마케팅 업계에서도 싱글들을 주요 소비자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가?

또다른 예는 여행이다. 지금은 1인용 여행 상품들도 등장했지만 얼마전까지는 최소 2인 이상이어야 했고, 시골의 온천 여관에 누군가 혼자 묵겠다고 하면 거절당하는 일도 많았다. 자살이라도 하러 온 걸로 오해했기 때문이다.

- 왜 예전에는 거의 모든 사람이 결혼을 했을까?

또 하나는 '맞선 시스템'이다. 일반적인 맞선뿐만 아니라 당시에는 직장에서의 만남에 의한 연애 결혼도 일종의 '사회적 맞선 시스템'이었다고 생각한다. 기업은 예전에는 '신부가 될 만한' 여성을 채용했고, 남성은 어쨌든 회사에서 동반자를 찾는 풍조였다.

남성은 "결혼을 해서 먹일 가족이 생겼으며, 회사에 평생 충성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한다. 회사 측도 남성 직원들에게 "부양가족 때문에 제대로 월급을 지불할 것이며, 나이와 함께 월급도 올릴 것"이라고 동의한다. 행복에 관한 계약 관계 같은 것이다. 이런 남성들과 결혼하는 여성들은 회사에서 보증 문서를 받은 것과 같았다. 하지만 버블이 붕괴한 후 이런 똑같은 식의 인생 설계는 더이상 통하지 않게 되었다. 여성들은 남성에 의지하는 의미가 없어졌다. 물론 이것만이 비혼이 늘어난 요소인 건 아니다. 하지만 주요 영향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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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책에서 솔로라고 더 고립돼 살아가는 건 아니라고 말한다.

진짜 고독은 마음이 고립될 때 일어난다. 마음이 고립한다는 것은 누구와도 연결되어 있지 않다고 느낄 때다. 비록 집단에 소속되어 있다고 해도, 가족이 있다 해도, 누구와도 연결되어 있지 않다고 느낀 순간 인간은 마음의 고립을 느낄 것이다.

- 반대로 결혼을 하고도 '고립'하는 사람이 있다고 했는데, 어떤 경우인가?

그런 아저씨들에게 "친구가 있는가?"라고 물으면 대개 직장 사람들이다. 수십년 동안 직장 밖에서 새로운 연결을 만드는 일을 게을리해온 탓이다. 회사에 있으면 여전히 친구 관계가 계속되지만, 회사를 그만두면 아무도 연락 오지 않는다. 여성들은 그런 노력을 하는 편이다. 그러나 남성들은 그런 경향이 적다. 일이라면 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할 수 없는 것이다.

- '솔로의 장점'은 뭘까?

결혼한 사람과 결혼하지 않은 사람을 서로 분리하는 것이야말로 해롭다. 결혼한 사람들이 자신들만 아이를 키워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하거나, 싱글들이 자신들은 아이 양육과는 전혀 관계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좋지 않다. 아이를 키우는 싱글들도 있을뿐더러, 양육은 사회 전체가 하는 것으로, 어떻게든 여러가지 형태로 다음 세대를 키우는 데 기여하고 있거나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라카와 히사

solo

'초 솔로 사회-싱글 대국 일본의 충격'과 '결혼하지 않는 남자들'로 펴냈다.

*허프포스트 일본판의 「結婚しない人が増えたのは自然なこと」荒川和久さんが指摘する「ソロ社会」とは를 발췌, 번역했습니다. 질문과 답변의 일부 표현은 가독성을 위해 편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