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독재자 마누엘 노리에가가 사망하다

2017-05-31     김도훈

마누엘 노리에가가 83년의 파란만장한 삶을 끝냈다.

노리에가는 미국 정부와 서로 배신과 ‘이중 플레이’를 하며 20세기 중남미사의 어두운 페이지를 장식한 인물이다. 군 장교였던 그는 1950년대부터 중앙정보국의 중요 정보원이었다. 1968년 쿠데타로 집권한 오마르 토리호스 장군의 충복이었으며, 83년 군부 최고 실력자로 부상해 민간인 대통령들을 조종하며 89년까지 독재정치를 했다.

니카라과의 우파 콘트라반군에 대한 미국의 현금과 무기 지원 통로 역할을 했다. 그 이면에서는 공작에 이용될 파나마 여권을 쿠바에 파는가 하면 콜롬비아 마약 카르텔과 동업하면서 코카인 밀매로 돈을 챙겼다.

병력 2만7천명으로 파나마를 침공했다.

미국은 파나마 침공 명분으로 마약범 노리에가의 체포와 민주정치 복구를 내세웠다. 그러나 노리에가의 이용 가치가 사라진 상황에서 파나마운하 운영권을 보호하려는 게 진의라는 비판이 나왔다. 유엔은 파나마 침공이 국제법 위반이라고 규정했다.

니카라과 좌파 산디니스타 정권의 전복을 기도했다는 ‘이란-콘트라 게이트’의 주인공이다.

파나마 침공 1년 전 실시된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 마이클 듀카키스는 중앙정보국 국장 출신인 공화당의 조지 부시 후보가 노리에가와 친분이 깊다고 폭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