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이 결국 '공약 파기' 논란에 입장을 밝혔다

2017-05-29     곽상아 기자
SEOUL, SOUTH KOREA - MAY 10: South Korea's new President Moon Jae-In speaks during his presidential inauguration ceremony at National Assembly on May 10, 2017 in Seoul, South Korea. Moon Jae-in of Democratic Party, was elected as the new president of South Korea in the election held on May 9, 2017. (Photo by Chung Sung-Jun/Getty Images) ⓒChung Sung-Jun via Getty Images

위장전입 등 취임 후 불거진 '인사 잡음'과 관련해 야당과 국민에게 양해를 구했다.

야당의 반발이 계속되자 처음으로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어 문 대통령은 앞으로의 인사를 위해 국정기획자문위원회와 청와대 인사수석실, 민정수석실이 협의해 현실성 있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구체적인 인사 기준을 이른 시일 내에 마련해 줄 것을 당부했다.

아래는 전문.

제가 당선 첫날에 곧바로 총리 후보자를 지명을 했는데, 그것은 최대한 빠르게 내각을 구성해서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목적과 함께 인사 탕평을 바라는 국민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또한 새 정부가 한시 빨리 진용을 갖추어서 본격적으로 가동돼 주기를 바라는 국민들께도 큰 걱정을 끼치고 있습니다.

정치자금법 위반, 선거법 위반, 음주 운전, 그 밖의 범죄나 비리 등 더 큰 범죄 사유가 있을 수 있는 데도 특별히 5대 중대 비리라고 해서 공약했던 것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인사청문회에서 특히 많이 문제가 됐었던 사유들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가 공약한 것은 그야말로 원칙이고, 실제 적용에 있어서는 구체적인 기준이 필요합니다. 사안마다 발생 시기와 의도, 구체적인 사정, 비난 가능성이 다 다른데, '어떤 경우든 예외없이 배제다'라는 원칙은 현실 속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공약을 구체화하는 인수위 과정이 있었다면 그런 점들을 감안한 구체적인 인사 기준을 사전에 마련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지 못한 가운데 인사가 시작됐기 때문에 논란이 생기고 말았습니다.

5대 비리에 관한 구체적인 인사 기준을 마련한다는 것은 결코 공약을 지키지 못하게 됐다거나 또는 후퇴시키겠다는 뜻이 아닙니다. 공약을 지키기 위해서 당연히 밟아야 할 준비 과정입니다.

지금의 논란은 그런 준비 과정을 거칠 여유가 없었던 데서 비롯된 것이다라는 점에 대해서 야당 의원들과 국민들께 양해를 당부드립니다. 그리고 구체적인 인사 기준을 마련하면서 공약의 기본 정신을 훼손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임을 다시 한번 약속을 드립니다.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