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복식전', AI가 만들고 인간이 마무리한 ‘신의 한수'... 미래상 제시

2017-05-26     박수진
JIAXING, CHINA - MAY 25: Chinese Go player Ke Jie (L) competes against Google's artificial intelligence programme AlphaGo during the their second match on day two of Future of Go Summit in Wuzhen on May 25, 2017 in Jiangxi, Zhejiang Province of China. Google's artificial intelligence programme AlphaGo faces with word top Go player Ke Jie during the Future of Go Summit from May 23 to 27 in Wuzhen. (Photo by VCG/VCG via Getty Images) ⓒVCG via Getty Images

알파고와 인간 기사의 복식 대결. 환상적인 호흡으로 '신의 한수'가 완성됐다. 인간과 인공지능(AI)의 협력 가능성을 볼 수 있는 대국이었다.

관심을 모은 커제 9단과 인공지능(AI) 알파고의 3전제 대국은 알파고의 2연승으로 이미 승패가 갈린 상황. 발전한 알파고 앞에 인간 최고수도 무기력했다. 알파고가 한 번 승기를 잡자 경기 주도권을 내주지 않아 경기가 지루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1국과 달리 2국에서는 커제 9단도 선전했으나 알파고의 벽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구글 딥마인드는 이번 마인드 챌린지에 ‘복식전’과 ‘단체전’이라는 새로운 대전 방식을 들고 왔다. 이번 딥마인드 챌린지에서 열리는 ‘복식전'에서 알파고는 프로 기사 한 명과 복식 조를 이루어 상대편과 대국을 하는 방식.

대국 초반 ‘구리 9단조’가 공격을 이어가자 ‘렌샤오 8단조’가 흔들렸다. 경기 초반 렌샤오 8단과 알파고의 호흡이 맞지 않았다. '렌샤오 8단조'는 서로가 서로의 수를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이 보였다. 렌샤오 8단이 수를 제안했지만, 알파고가 거부하는 재미있는 장면도 발생했다. 반면 구리 9단이 어렵고 기묘한 수를 던지자, 알파고가 구리 생각의 의중을 읽고 신묘한 수로 호흡을 맞춰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커제 9단과 알파고의 대국과는 달리 흥미로운 대전이 이어졌다.

‘구리 9단조’는 구리 9단과 알파고의 호흡이 깨져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 구리 9단이 알파고와 다른 선택을 하면서 상대에게 흐름을 내준 것이다. 유리하던 경기가 뒤집히자 ‘구리 9단조’의 알파고도 당황하기 시작했다. 대국 막판 ‘구리 9단조’의 알파고는 연이어 악수를 던지며 흔들렸다. 인간 동료의 실수에 인공지능이 당황하는 장면이었다. 결국 이날 경기의 승패를 가른 것은 인간과 AI의 호흡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복식전’은 인간과 AI의 협동 바둑이라는 새로운 시대상을 제시했다. 뿐만 아니라 AI와 인간의 공조 가능성도 확인할 수 있었다. AI발전은 이제 머나먼 미래가 아닌 현실로 다가왔다. AI를 인정하고 어떻게 공조해 발 맞춰 나갈지 생각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