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성신약, "삼성이 '합병 찬성해주면 사옥을 무료로 지어주겠다'고 했다"

2017-05-19     허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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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삼성물산 측으로부터 합병 찬성에 대한 부탁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특히 삼성 측이 '신사옥을 무료로 지어주겠다'며 회유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일성신약 윤병강 회장의 아들인 윤 대표는 합병을 위한 주주총회가 열리기 전 김신 삼성물산 사장과 김종중 전 미래전략실 사장 등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들을 만났다고 진술했다.

윤 대표는 또 "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7만5000원에 산다고 해서 거절했다"며 "그러자 차액 1만5000원에 대해서는 다르게 보상할 '4가지 복안'이 있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윤 대표는 당시 모 증권사 관계자에게 주식의 적정 매수가격을 얼마로 하는 게 좋겠냐는 물음에 '한 주당 9만원'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 관계자가 삼성물산 측에 이같은 내용을 전달했지만, 삼성물산은 당시 자사주를 KCC에 매각한 금액인 '7만5000원 이상은 어렵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조 팀장은 '삼성물산 관계자가 윤 회장을 찾아와 신사옥 건립 제안을 한 것이 사실이냐'라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질문에 "회장이 나에게 이에 대해 말해줬지만 구체적으로는 설명해주지 않았다"면서도 "이 외에 몇 가지 안을 더 제시했다고는 말해줬다"고 답했다.

삼성물산은 당시 일성신약에 주당 5만7234원의 가격을 제시했지만 일성신약은 가격이 너무 낮다며 법원에 가격 조정을 신청해 2심에서 주당 9368원 높은 6만6602원이 적정하다는 결정을 받아냈다. 현재 이 사건은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이 부회장의 변호인단은 증인들의 이같은 증언에 대해 "경영권 승계와는 무관하다" "삼성에서 먼저 9만원에 주식을 사겠단 말을 하지 않았다" "합병 시 종전의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가 단순화하는 효과가 있다" "진술에 신뢰성과 객관성이 없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