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교과서에 반발' 자퇴한 고교생, 문대통령에 감사 편지

2017-05-17     박수진

문명고 입학식이 열린 지난 3월2일 오전 경북 경산시 문명고 운동장에 학생과 학부모들이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신청 철회를 요구하며 손팻말을 들고 있다.

지난 3월 문명고에 입학했다가 며칠 만에 자퇴한 백선비(16)군은 17일 오후 경북 경산 옥곡동 우체국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쓴 편지를 청와대로 부쳤다. 백군은 손글씨로 쓴 4장 짜리 편짓글에서 “문재인 대통령님께. 안녕하십니까. 저는 경북 경산시에 살고 있는 백선비라고 합니다. 교육계의 적폐, 문제 많았던 국정교과서를 폐지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는 전국 유일의 국정교과서 연구 학교였던 문명고등학교 입학생이었습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백군은 또 “저는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지정 신청,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지정,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지정 후 학교(교장, 이사장 등)와 교육청의 결정, 태도에 큰 실망을 하고 이런 학교, 이런 교육청 밑에서는 더는 배울 것이 없다고 자퇴하였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님, 문제 많고 말 많던 국정교과서를 폐지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국민을 위한 나라,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여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라고 밝혔다.

문명고는 지난 2월20일 전국에서 유일하게 국정 역사교과서를 주교재로 사용하는 연구학교로 지정됐다. 학생과 학부모들이 이 사실을 뒤늦게 알고 연구학교 신청 철회를 요구했지만 문명고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문명고 1학년 학부모들은 지난 3월2일 문명고 연구학교 지정 과정에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며 연구학교 지정처분 취소 소송과 함께 가처분인 연구학교 지정처분 효력정지 신청을 법원에 냈다.

대구지법 행정1부(재판장 손현찬)는 지난 3월17일 연구학교 지정처분 효력정지 신청에 대해 “연구학교 지정 처분 취소 소송의 판결 확정일까지 그 효력 및 후속 절차의 집행을 정지한다”고 결정했다. 이영우 경북도교육감이 이에 불복해 항고했지만 기각됐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국정 역사교과서 폐기를 지시했다. 경북도교육청은 지난 16일 문명고를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로 지정한 것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