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선 1차투표 결과] 마크롱과 르펜이 결선에서 붙는다

2017-04-24     허완
A combination picture shows portraits of candidates for the second round in the 2017 French presidential election, Marine Le Pen (L), French National Front (FN) political party leader, and Emmanuel Macron, head of the political movement En Marche!, (Onwards!). Picture taken March 2, 2017 (L) and April 13, 2017 (R). REUTERS/Charles Platiau ⓒCharles Platiau / Reuters

에마뉘엘 마크롱과 극우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후보가 1,2위를 차지해 다음달 7일 결선 진출이 확실시된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출구 조사 결과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날 마크롱 후보는 AFP통신에 보낸 성명에서 "프랑스가 변화에 대한 욕구를 분출했다"며 "우리는 프랑스 정치 역사의 한 장을 넘기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르펜 후보는 지지자들에게 "이 결과는 역사적이다. 내게 프랑스 국가와 통합, 안보, 문화, 번영, 독립을 수호하라는 큰 짐을 안겨줬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는 여론조사 상위 후보 4명 중 2명이 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적대적 성향을 갖고 있어, 선거 결과에 따라서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와 도널드 트럼프의 백악관행으로 이미 큰 충격을 받은, 2차 대전 이후 서방의 질서가 더욱 크게 흔들릴 수 있어 주목됐다. 하지만 막판 가파른 지지율 상승세를 이어갔던 극좌 좌파당의 장 뤽 멜랑숑 후보는 탈락이 확실시돼 기성 정치권과 시장이 받는 충격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투표율은 2012년 때보다 소폭 낮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배경에는 온갖 스캔들로 물든 '진흙탕 싸움' 같은 대선 국면이 있다. 투표를 사흘 앞둔 지난 20일 파리 샹젤리제에서 테러가 벌어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당시 테러로 인해 이날 투표는 삼엄한 경계 속에서 치러졌다. 경찰 5만여명과 반테러 부대원 7000명이 투표장 인근에서 경계 근무를 섰다.

이전 선거에서도 프랑스의 기성 정당들은 외국인 혐오와 국수주의에 맞서 민주주의 가치를 지킨다는 이름으로 유권자들에 대해 결선 투표에서 단합을 촉구해왔다. 프랑스 대혁명 전통과 세계 2차 대전에서 파시즘의 등장 등과 맞물려 이 같은 행태는 기성 정치권에서 자연스럽게 정착됐다.

지난 2002년 대선 결과가 이를 입증한다. 르펜 후보의 부친으로 국민전선을 세운 장마리 후보는 예상과는 달리 결선에 진출했다. 하지만 그게 끝이었다. 좌파 성향의 유권자들이 보수 후보 자크 쉬라크에 표를 줬다. 좌파의 쉬라크 지지는 일반적 상황에선 나올 수 없는 선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