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한 학생은 불행한 사회를 만들 뿐이다

이는 OECD 회원국의 평균점수 7.31을 크게 밑도는 수치로서 터키만이 우리나라보다 더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고 하는군요.

그렇다면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왜 이렇게 불행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우리나라 청소년들만 유독 친구가 없어 고독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그런 걸까요?

이들 중 우리 청소년이 느끼는 불행감을 본질적으로 설명해 주는 건 하나도 없습니다.

우리 청소년으로 하여금 인간다운 생활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졸렬한 교육이 불행의 본질적 원인입니다.

이제 겨우 구구단을 뗀 초등학생에게 방정식을 가르치는 황당무계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돈 없는 가정에서 태어나 학원이나 선행학습은 꿈도 꿀 수 없는 어린 학생이 행복한 것도 아닙니다.

나만 뒤처지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패배감은 그들을 한층 더 불행하게 만듭니다.

우리 교육에 문제가 많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소위 사회지도층이란 사람 중에서도 우리 교육이 갖고 있는 문제의 본질을 정확하게 꿰뚫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대부분의 후보들이 경제 발전을 위한 창의적 인재 양성에 교육개혁의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우리 교육이 안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교육의 목표를 잘못 설정한 데 있습니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행복한 삶을 꾸려갈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도 중요한 일일 테구요.

교육을 통해 더 좋은 사회를 만드는 것도 중요한 일인데, 남을 배려하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 자세가 몸에 밴 사람이 많을수록 더 좋은 사회가 될 수 있으니까요.

이와 같은 관점의 가장 심각한 문제점은 교육과 학생을 목적 그 자체가 아니라 수단으로 본다는 데 있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가 앓고 있는 거의 모든 병폐의 근원이 그와 같은 천박한 배금주의에 있습니다.

앞으로의 삶에서의 행복은 고사하고 당장 지금의 삶이 불행하다고 느끼게 만드는 교육이 무엇에 쓸모가 있겠습니까?

그런데 우리 교육이 갖는 문제점은 이것 말고도 또 있습니다.

그러나 이 문제도 어린 학생들의 얼굴에 웃음을 되찾아 주는 문제를 우선 해결한 다음 해결을 시도해야 합니다.

불행한 사회를 만드는 교육은 그것이 얼마나 고상하고 고매하다 할지라도 아무 쓸모가 없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청소년들로부터 불필요한 공부의 부담을 덜어내 주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시간에 소설 읽고 공 차게 만드는 게 훨씬 더 낫지 않습니까?

흥미로운 점은 내가 부차적 목표에 지나지 않는다고 규정한 창의적 인재의 양성이란 측면에서 볼 때도 공부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사실입니다.

수학 공식 하나 더 외운다고 영어 단어 하나 더 외운다고 더욱 창조적인 인간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 아닙니까?

우리가 진정으로 교육의 개혁을 원한다면 기본으로 돌아가 교육의 본질적 의미부터 다시 성찰해야 합니다.

교육과 학생을 목적 그 자체로 보는 자세로부터 교육개혁의 정답이 도출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내가 창의적 인재 양성이 지상과제인 양 부르짖고 다니는 대선주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입니다.

* 이 글은 필자의 홈페이지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