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키니 마라톤 대회'가 잘못된 아주 간단한 이유

2017-04-13     곽상아 기자

마라톤 대회에서 뭘 입든 뛰는 사람 마음이다. 스포츠브라를 입든, 비키니를 입든, 그냥 집에 굴러다니는 티셔츠를 입든.. 모두 개인의 '선택'이다.

여성 참가자에게 유독 상의로 '스포츠 브라'를 필수로 착용할 것을 요구한 마라톤 대회가 있다. 남자는? 그냥 평범한 싱글렛을 입으면 된다.

'1m 1원 심장병 환자 수술 지원 2017 비키니 마라톤대회'.

주최 측이 여성신문에 밝힌 바는 아래와 같다. 요약하자면...'처음 시작'한 대회다 보니 '사회적 관심'을 끌려고 그랬다는 것이다.

"대회를 널리 알리고 사회적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올해 처음 시작하는 대회다. 건강과 피트니스에 관심 많은 여성들이 타겟이다. 한국에선 해수욕장 이외의 장소에서 비키니를 입고 달리는 것이 풍기문란 행위라서 스포츠 브라로 했다."

주최 측은 “여성만 모집하면 ‘역차별’이라는 비판을 받을 우려가 있어서 남성도 모집하고 있다. 단 남성 참가자는 따로 시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남성 참가자에게도 ‘비키니’ 복장을 요구하지 않은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여성신문 4월 13일)

원래 여성에게 '스포츠브라'를 필히 착용해야 한다고 요구하던 것에서, '상의 스포츠브라 착용 및 자유복장 가능'으로 조금 수정한 것이다. 남자는? 계속 '상의 싱글렛'이다.

홈페이지를 통해 밝힌 입장 전문.

이번 비키니마라톤대회는 대회명칭이 비키니이지 실제로 비키니를 입고 달리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중국에서는 실제로 비키니를 착용하고 달리는 마라톤대회가 개최되기는 했어도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비키니를 입고 달릴수는 없습니다. 모 신문사(이름을 밟히지 않겠습니다)에서 비키니마라톤대회가 마치 여성을 차별하는 대회라고 기사를 올려 사회복지재단 한국심장재단에서 1m1원 후원을 빼달라고 요청이 와서 이번대회는 부득불 기부를 빼기로 하였습니다. 어느기업이든 대회를 기획하면서 여성을 비하하거나 차별하려고 대회를 기획하지는 않습니다. 작은 착오나 실수로 비춰질수는 있으나 이런것은 바로잡아가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대회가 여성을 차별하거나 비하한다는 식으로 매도해서 난감하기만 합니다. 어떤대회든 복장을 강제할수는 없습니다. 대회를 오픈한지 5일째입니다. 저희는 이미 14년째 어떤 행사이든지 작은 정성으로 기부를 해 왔습니다. 큰 금액이든 작은 금액이든 정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나쁜취지로 대회를 기획하고 진행한다면 기부 또한 생각할수도 없겠지요. 참으로 애석하게 되었습니다. 이 대회는 여성차별이나 여성비하 대회도 아니라는 것을 다시한번 알려드립니다. 혹시라도 문제가 있을시 사무국에 연락주시면 바로 시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좀더 알찬 대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대회 취지가 나쁘다는 게 아니라, 여성의 노출 복장을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려 한 인식이 문제라고 이 사람들아

여성의 비키니를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했다가 욕을 바가지로 먹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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